2018년 광주시장에 당선되고 두 달 뒤 맞은 휴가. 그는 첫 휴가에 휴식이 아닌 민생탐방을 택했다. 6박 7일간 걷고 힘들 때는 차량도 얻어타며 광주시 구석구석을 숨가쁘게 돌았다. 일부에서 '보여주기식 쇼일 것'이라는 말이 돌았다.
그렇게 3년이 지났다. 매년 그래왔던 것처럼 신동헌 광주시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지난 2일 휴가가 시작되자마자 뚜벅이 행보를 시작했다.
본인은 예전과 다를 바 없었지만 달라진 게 있었다. 바로 시선(視線). 그의 민생 행보를 한낱 시선끌기용으로 치부하던 이들이 있었다면 이젠 적어도 그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갖지는 않는 모양새다. 4년을 한결같이 해왔으니 말이다.
"올해는 슬로건도 만들어봤다. '걸어서 기업 속으로!'. 코로나19가 심각단계에 접어들어 어딜 쉬러 간다는 것도 엄두내기 쉽지 않다. 이참에 걸어다니며 구석구석 현안도 살피고, 못 만났던 기업인들의 얘기도 들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민생탐방이라지만 휴가기간이라 수행원도 없다. 혼자 정하고 찾아간다. 걸어서 이동하는 게 기본이지만 휴가 첫날인 2일엔 비가 와 승용차로 움직였다. 하지만 비가 그치면 걸었다.
신동헌 광주시장, 휴가때 현장 찾아
4년째… 기업가·농민 등 '구석구석'
이날은 일흥벤딩이라는 기업체를 방문했다. 대표로부터 회사설명을 듣고 조금이나마 기업에 도움이 될까 해 본인 블로그에 업체 소개도 넣었다. '금속이라면 뭐든지 휠 수 있는 기술이 있는 기업이다. 도로펜스, 교량난간, 자전거보관대 등 뭐든 뚝딱 만들어낸다. 35년 역사의 잘나가는 기업이다. 일감이 제법 많다'. 무심한 듯하면서도 애정이 묻어난다.
이튿날인 3일에는 도척면을 찾았다. 기업에 국한하지 않고 길에서 만난 이들과 얘길 나눴다. "비가 적게 내려 토란 잎이 말라 걱정"이라는 농부의 한숨에 머리를 맞댔다.
우연히 들른 마을에서 '보전이냐, 개발이냐'를 놓고 벌어진 주민 간 갈등에는 중재자로 나섰다.
"관내 곳곳을 다니면 민원도 많지만 지역을 위한 아이디어도 많다. '휴가에도 쉬지 않고 힘들지 않냐'는 이들도 있는데 시민을 만나며 나만의 방식으로 재충전 중이다. 좀 유별나긴 해도.(웃음)" 호탕한 웃음 속에 신 시장이 민생행보를 즐기고 있음이 배어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