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예술, 향토문화, 세계그림책.
고양시가 지역특성을 반영해 운영중인 4개 특성화도서관 콘셉트이다.
고양시는 천편일률적인 공공도서관 운영을 벗어나 지난 2007년부터 특성화 도서관사업을 시작했다. 4곳의 특성화 도서관은 △화정도서관(꽃) △아람누리도서관(예술) △마두도서관(향토문화) △주엽어린이도서관(세계그림책)이다.
현재 고양시는 지난해 개관한 일산동의 일산도서관과 동산동의 별꿈도서관등 총 19개의 도서관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특성화 도서관은 다채로운 특성화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도서관 기능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148종 505회의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약 9만권 이상의 특성화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꽃과 생태에 관련된 서적을 찾는다면 화정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겨볼만 하다. 지난해 2월 리모델링을 통해 복합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화정도서관은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꽃과 식물로 '힐링'할 수 있는 곳이다.
꽃 특성화 도서관답게 1층에서부터 꽃이 반긴다. 전시 공간 '갤러리 꽃'에서는 꽃을 주제로 한 다양한 예술작품을 전시한다. 현재는 (사)에코코리아의 생태그림전 '강과 바다가 만나는 장항습지, 갯물숲' 전시를 진행 중으로, 이달 말까지 볼 수 있다. 자료실 곳곳에도 꽃과 식물, 감각적인 그림으로 채워져 눈이 즐겁다.
3층 종합자료실 한편에는 꽃 특성화 코너를 따로 마련, 2천600여 권의 특성화 장서를 선보이고 있다. 바로 옆에는 '꽃 피는 책' 전시코너가 있어 꽃과 관련된 주제를 주기적으로 선정, 읽어볼만 한 책들을 추천한다.
지하에는 복합문화공간인 꽃뜰, 꽃마루, 썬큰공원이 조성돼 있어 각종 문화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한다. 다만 현재는 코로나19로 인해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화정도서관에서는 체험형과 교육형을 결합한 프로그램이 눈에 띈다. 생태환경 교육과 함께 어린이 상자텃밭 운영, 가드닝 강좌, 생태 감수성 강연을 묶어 운영 중이다. 꽃과 생태를 주제로 하는 만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환경문제를 다루는 강연을 통해 식물의 소중함도 함께 배운다.
꽃을 좋아하는 시민을 대상으로 꽃 특성화 동아리도 운영한다. 모임을 통해 꽃 심기, 꽃 관련 도서 읽기 뿐만 아니라 반려 식물 활성화 방안에 대해 함께 고민한다. 꽃을 활용한 각종 생활용품을 만드는 체험을 함께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비대면 방식의 온라인 실시간 모임으로 진행하고 있다.
'예술'을 특성화한 아람누리도서관은 뒤쪽으로는 정발산 숲이, 옆쪽으로는 아람극장, 아람음악당, 아람미술관이 있어 문화생활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예술 특성화 도서관답게 예술 분야 서적이 가득하다. 특히 2층에 위치한 예술자료실은 약 2만권의 예술 특성화 장서를 보유, 아람누리도서관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각종 예술 서적들이 넘쳐난다.
'이달의 예술가'코너에는 매달 선정되는 예술가와 함께 관련 도서가 비치돼있다. 맞은편에는 예술 잡지도 전시중이다. 클래식, 미술, 디자인 등 국내외 다양한 분야를 대표하는 잡지들이 연도별, 월별로 잘 정리돼있다.
예술자료실에서는 국내외 도서가 각 분야별로 비치돼 있다. 원하는 분야의 국내도서 뿐 아니라 외국 도서도 바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각종 디자인 서적, 대중예술, 할리우드 영화 관련 서적까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해외 서적들을 읽어볼 수 있다.
올해 아람누리도서관에서는 예술 주제를 세분화해 기존에 다루지 않았던 스포츠, 공연, 사진 등의 주제를 발굴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아람미술관의 전시와 연계, 미술사 강연과 함께 큐레이터의 전문 해설을 들으며 전시를 깊이 있게 맛볼 기회도 제공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시대에도 시민들이 문화, 예술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마두도서관은 1999년에 개관한 일산 첫 도서관으로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지난 4월 21년 만에 리모델링을 마치고 '향토문화'특성화 도서관으로서의 진면모를 갖추게 됐다.
3층에 마련된 향토문화자료실은 고양시의 역사 안내서와 관내 발간 자료 등 고양시 향토문화에 관한 의미 있는 자료로 꽉 채워졌다. 1천700여 권의 장서를 보유, 고양시 향토문화의 기록보관소 역할을 맡고 있다.
마두도서관에서는 고양시의 역사적인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는 특성화 프로그램도 만날 수 있다. 지난 6월에는 '랜선으로 함께하는 고양 역사 기행'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온라인을 활용한 비대면 수업으로 고양시의 대표적인 유물과 유적을 알아보고 인형극, 역사 동화 만들기 등 다채로운 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달에는 지난 5월 장항습지가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것을 기념해 장항습지에 대한 설명과 람사르습지 등록 의미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향토문화자료실 내 기획 전시로 관련 서적도 함께 전시중이다.
향토문화 특성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고양애(愛)서 (書)' 특성화 동아리도 운영한다. 올해 신규 조직되는 동아리로 독서토론 기회를 제공한다. 고양시 거주 작가의 작품이나 고양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읽고 토론을 통해 고양시 향토문화를 한층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주엽어린이도서관은 어린이도서관의 꽃이라 할 수 있는'세계그림책'을 특성화한 도서관이다. 6만5천여 권의 특성화 장서를 보유, 연령별 국가별로 세분화된 그림책과 관련 전문자료를 수집중이다.
주엽어린이도서관의 자랑할 만한 공간은'세계어린이도서실'과 '꼼지락꼼지락 그림책갤러리'다.
2층에 위치한 세계어린이도서실에서는 평소 접하기 힘든 다양한 국가의 그림책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가장 많이 찾는 영어 도서의 수준별 목록집을 함께 제공하고 있어 영서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국내 그림책은 1층 '보물단지자료실'에 비치돼 있다.
1.5층에 위치한'꼼지락꼼지락 그림책 갤러리'는 '그림책 작가의 방'으로 꾸며지는 특성화 공간이다. 그림책 작가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재현한 작업실과 삽화, 작품 관련 소품 및 캐릭터 등을 만날 수 있다.
전시 연계 프로그램 '작가 도슨트'와 '작가와의 만남'은 작가와 함께 그림책 관련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다.
그림책과 관련된 연령대별 특성화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그림책이라고 해서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만 있는 것은 아니다. 중장년층을 위해 '세계그림책 워크숍'을 마련, 깊이 있는 그림책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인생 그림책 프로젝트 '고맙습니다, 내 인생'은 10월 중 그림책 출판을 앞두고 있다. 노년층의 자서전을 그림책으로 만드는 과정을 통해 삶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인생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고양시 김훈태 도서관센터소장은 "시는 양질의 도서관서비스 제공을 위해 정기적인 전문교육을 실시하고 전문사서를 양성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수서(收書), 서비스, 프로그램 등 원스톱 특성화 서비스를 담당하겠다"고 설명했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