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 수생태계의 불균형을 바로잡는 방안으로 팔당댐에 어도(魚道)를 설치하자는 주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팔당댐 어도의 필요성은 20여 년 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지만 재원 조달 문제로 실현되지는 못했다.
경기연구원이 발간한 '팔당댐 어도 설치를 위한 기초조사'에 따르면 국내 댐 중 양양 양수발전소 하부댐(볼랜드식 어도), 화천댐(모노레일식 어도), 장흥댐(트럭식 어도), 군남댐(계단식) 등 4곳에 어도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팔당댐을 비롯 그외 댐들은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이는 2005년 내수면어업법 개정으로 댐이나 보 등의 인공구조물 설치 시 어도를 반드시 설치토록 의무화됐지만 법 개정 이전에 완공된 댐 등은 어도 설치가 면제됐기 때문이다.
밑 빠진 독인 '수산자원조성사업'
올해 가평군, 양평군, 남양주시, 여주시에서 내수면 수산자원조성사업에 사용하는 예산만 6억원이 넘는다. 수산자원조성사업이 2002년부터 시작된 것을 감안하면 지금까지 투입된 세금만 100억원에 이른다.수생태계 전문가와 팔당유역의 내수면 어민 모두 팔당댐으로 인해 한강의 상·하류가 단절돼 한강의 수생태계 불균형이 심해진 상태에서 치어를 방류하는 수산자원조성사업은 인공호흡기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반면 잠실수중보 어도에 대해 1년간 모니터링한 결과 총 33종 3천675개체가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나 어도 설치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어방류 등 수산자원 세금만 100억
한강 상·하류 단절탓 인공호흡 불과
잠실수중보 33종 3675개체 어도효과
황길순 한국수생태복원협회 부회장은 "최근의 연구결과에서는 국내 하천에서 어도를 이용해 이동하는 하천 어류가 100종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하천 수생태계 건강성 증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도를 통한 하천 연속성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한강 상·하류 단절탓 인공호흡 불과
잠실수중보 33종 3675개체 어도효과
예산 문제로 불발된 팔당댐 어도
팔당댐의 어도설치문제는 최근 들어 논의된 것이 아니다. 1999년 해양수산부가 '댐과 하구둑 어도 설치'를 추진하면서 논의된 바 있다. 팔당댐을 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은 당시 해수부의 어도 설치 방침에 따라 팔당댐 어도설치 연구용역까지 의뢰하고 경기도, 환경부(한강유역환경청) 등과 협의를 진행할 정도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팔당댐 어도 설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경기도는 전폭적인 지지 의사까지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용역보고서상의 어도설치비용은 161억원으로 추산됐고 한수원이 50%를 부담하고 나머지는 환경부와 경기도가 각각 30%와 20%씩 부담하는 방안이 제시됐지만, 환경부가 예산 부담을 이유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팔당댐 어도는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어도 설치는 공감, 예산은
한강의 수생태계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팔당댐 어도 설치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선 관련 기관과 시민단체 모두 반대의견이 없는 상태다. 다만, 어도 설치를 위한 예산 부담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1999년엔 환경부 예산 난색 물거품
통합물관리 예산 포함땐 부담 줄어
경기연구원이 현재 기준으로 추정하는 팔당댐 어도 사업비는 300억원 수준이다. 20년 전 제시됐던 분담률로 하면 한수원이 150억원, 환경부가 90억원, 경기도가 60억원을 각각 부담하는 셈이다. 통합물관리 예산 포함땐 부담 줄어
물관리기본법에 따라 한강유역물관리위원회가 발족했고 위원회가 한강유역의 주요 현안 예산을 집행할 수 있게 된 만큼 팔당댐 어도 설치비용이 통합물관리 예산에 포함될 경우, 환경부의 예산 부담이 상당 부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의지가 중요
팔당댐의 어도는 인간이 가로막은 물길을 인간이 다시 연결한다는 의미와 함께 수도권 2천600만 시민들의 생명줄인 팔당호의 생태계 복원이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또한 팔당호가 경기도에 위치한 지리적인 특성을 감안해 경기도가 팔당댐 어도 설치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중앙정부, 팔당유역 어민, 한수원, 환경단체 등 관련 주체들의 지지도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기영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팔당댐 어도에 대한 관련 주체들 간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경기도가 중심이 돼 어도 설치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남양주·하남/이종우·문성호기자 moon23@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