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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인근에 있는 샤프테크닉스케이 격납고에서 정비 중인 항공기. /경인일보DB·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정부의 '항공정비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를 계기로, 세계적 국제공항이 있는 인천의 항공 MRO(Maintenance, Repair, Overhaul)산업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해외 항공 MRO 분야 기업들이 인천에 유치될 수 있도록 특화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인천시도 이 같은 정부 방침을 현실화하기 위해 세부 전략 수립에 착수한 상태다.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와 한국항공서비스(KAEMS) 등을 중심으로 항공산업이 자리 잡고 있는 경남 사천의 경우, 정부의 이번 항공정비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에 따라 군수와 기체 중정비 등의 분야를 특화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항공 MRO 시장에서의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항공기 정비 등을 맡길 곳을 찾는 해외 항공사의 시선을 사로 잡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 항공 MRO 육성 해법 제시. 지역 경쟁력에서 찾는다
항공 MRO는 항공기의 안전 운항과 성능 향상을 위한 정비·수리·분해조립 등을 의미한다. 연관 산업 파급효과가 큰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꼽힌다. 세계 항공 MRO 시장규모가 2019년 96조원 규모에서 2029년 136조원 규모로 매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항공기 해외 정비 의존도는 56%에 달하는 실정이다. 경쟁국과의 기술 격차도 큰 상황이다. 2019년 기준 미국의 기술 수준을 100%로 보면 프랑스는 94%, 일본은 85%, 중국은 80%, 우리나라는 75%다.

매년 1조5천억원의 국부가 해외로 유출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상황은 정부가 최근 '항공기정비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놓은 주된 배경이다. 
美 기술 100%땐 日 85·中 80·韓 75%
국내 항공기 해외정비 의존 56% 달해
매년 국부 1조5천억 해외로 유출 지적
정부는 항공 MRO 산업 성장 기반 강화를 위해 ▲지역 특화 MRO 클러스터 개발 ▲정비인증 체계 강화 ▲인력 양성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이번 강화 방안에 담았다.

인천의 경우 해외 복합 MRO 기업 유치를 특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인천엔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의 대형 화물기 개조사업을 담당하는 첫 해외 생산기지가 들어서게 된다.

이를 위해 올해 5월 IAI와 인천국제공항공사, 국내 항공 정비 전문기업 샤프테크닉스케이 등은 '인천공항 화물기 개조사업 투자유치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IAI는 이스라엘 정부가 지분 100%를 소유한 국영기업으로, 보잉의 대형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할 수 있는 기업이다. IAI와 샤프테크닉스케이는 합작법인을 설립해 2024년부터 화물기 개조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인천공항공사는 부지 조성과 격납고 건설 등 사업 수행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한다.

IAI 생산기지에서는 2024년 최초 개조 물량 출고 이후 2040년까지 약 1조원 이상의 누적 수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천100여 명의 고용 효과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샤프테크닉스케이와 인천공항공사는 미국에서 손꼽히는 화물항공사의 항공정비 물량을 인천에서 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역시 상당한 수준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해외 항공 MRO 분야 기업들이 인천에 집중 유치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우리나라에서 항공기가 가장 많이 뜨고 내리는 인천공항이 있는 지역적 특성과 관련 해외 기업들의 움직임이 반영됐다.

정부는 KAI와 KAEMS 등이 있는 경남 사천의 경우 기체 중정비와 군수 등을 특화하도록 했다.

정부는 이 외에 국내 정비 물량 확보 지원, 군(軍) 정비 물량 민수 전환, 국산 헬기 정비 수요 확보 등으로 국내 MRO 수요 확대를 지원할 계획이다. 또 항공산업 발전조합을 설립해 자금력이 부족한 MRO 업체와 연관 기업 등에 투·융자 등이 지원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인천, IAI 화물기 개조 첫 해외 기지로
샤프테크닉스케이 등 투자유치 MOA
2040년 누적수출 1조↑·2100명 고용도
정부는 2030년까지 선진국의 90% 수준까지 기술 수준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MRO 분야 기술 로드맵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MRO 분야 일자리 수가 지난해 7천개에서 2030년 2만3천개까지 늘어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인천공항 전망대
인천공항 전망대 전경. /경인일보DB

인천, UAM 활성화·인재 육성… 정부에 발맞춘다
인천시는 정부의 '항공정비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발표를 계기로 항공산업을 인천 경제를 선도할 핵심 산업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자동차 부품 등 관련 산업을 고도화해 항공산업 성장의 기반이 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자동차산업과 항공산업이 융합되는 도심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앞서 UAM 관련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해 3개의 혁신 기업을 선정했다. 이들 기업은 9~11월 미국 LA와 프랑스 파리 등지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 행보에 나설 예정이다.

인천시는 또 항공 분야 인력 육성과 창출에도 주력하기로 했다. 고등학생부터 대학생, 미취업자와 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항공산업 사다리형 교육체계'를 구축해 연간 1천200여 명의 항공산업 전문 인력이 육성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車·항공 융합 도심항공교통 활성 구상
혁신기업 3곳 美·佛서 투자유치 행보
항공우주마이스터高 설립 인력육성도
인천시는 인천시교육청과 함께 항공우주마이스터고등학교 설립을 추진하고, 정석항공고와 한국폴리텍 항공정비특화캠퍼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정부 결정으로 인천은 MRO를 비롯한 항공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며 "항공산업을 바이오산업과 함께 미래 먹거리의 두 축으로 삼아 첨단 산업을 선도하는 인천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해외 항공 MRO 수요 끌고 올 방안 찾아야
경남 사천 지역에선 기체 중정비와 군수 분야 등의 항공 MRO산업으로 특화하겠다는 정부 방안에 대해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사천 지역엔 T-50과 KF-21, 수리온 등 군수 항공기를 생산하는 KAI가 있다. B737, A320 등 항공기 중정비를 수행하는 KAI의 자회사 KAEMS도 있다. 이들에 항공기 부품 등을 공급할 항공기 부품 업체도 다수 있다. 이 같은 지역 여건이 정부의 이번 강화 방안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사천 지역에선 "정부의 지역별 특화 분야 육성으로 사천 지역 항공 MRO산업이 몰락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 같은 걱정은 기우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인천의 특화 분야와 겹치지 않는 데다 상생할 수 있는 구조를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천에 둥지를 틀게 될 IAI는 항공기 개조사업을 위한 부품 조달 방안을 협의하기 위해 항공기 부품 업체가 많은 경남 사천을 찾기도 했다. 
市 "항공·바이오 미래산업 두축으로"
경남 사천과 특화분야 달라 상생 전망
"해외 수요 끌어올 구조 갖추기 중요"
해외 항공 MRO 수요를 끌어들일 방안을 마련하는 게 먼저라는 지적도 있다.

유창경 인하대 항공우주학과 교수는 "항공기 정비 수요는 국내보다 해외가 10배 이상 많다고 볼 수 있다"며 "해외 항공기 정비 수요를 효과적으로 국내로 끌어올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이미 항공 MRO산업이 활성화된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는 2~3개 정도의 거점을 두고 관련 산업을 키운다"며 "이런 부분을 참고해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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