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일 아닐까요."
군포시 민원 담당 공무원에게 민원에 대해 물으니 돌아온 대답이다. 민원의 사전적 정의는 주민이 행정기관에 대해 원하는 바를 요구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 공무원이 생각하는 민원의 개념은 단순한 정의 그 이상이었다.
행정지원과 직소민원팀에서 근무하는 왕소윤 주무관은 국민신문고 등 홈페이지에 접수된 민원을 각 담당 부서에 배분하는 일을 도맡으며 직접 민원 상담을 하기도 한다. 2019년 3월 공직에 입문해 도서관 업무 등을 거쳐 지난 1월부터 민원 업무 담당 부서에서 일하고 있다.
3년 차 공직자로서 민원 업무를 처리한다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울 법도 하지만 왕 주무관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그는 "우리 시와 관련된 모든 민원을 접하게 되니 부서별 업무를 파악하기 쉽고, 자연스레 담당자들과도 친분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 과정에서 시정 업무의 사각지대를 볼 수 있다는 점도 배울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도 사람인지라 힘든 점도 있었다.
왕 주무관은 "무턱대고 화부터 내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감정적으로 대하는 분들도 더러 있어 처음엔 당황스러운 적도 많았다"며 "차츰 이런 경험이 쌓이다 보니 결국은 민원인이 화가 난 포인트를 찾고 여기에 맞게 대응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일단 무조건 경청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무턱대고 화내는 분들 처음엔 당황
노하우 쌓여 '무조건 경청' 깨달아
홈피에 칭찬글 '이달의 공무원' 선정
최근 한 민원인이 시청 홈페이지에 그를 칭찬하는 글을 올린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온라인상에 민원 글을 올리는 절차가 복잡해 전화로 문의를 했는데 왕 주무관이 친절하게 응대해줘서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특히 디지털 문화에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에겐 글 하나 올리는 것도 힘들 수 있다. 그때마다 여러 번 반복해서 설명을 해드리고 문제를 해결해 드리려 노력한다"며 "민원이라는 게 나로선 매일 겪는 반복되고 지루한 일일 수 있지만 민원을 넣기까지는 각자 절박한 사정이 있을 것이라고 매번 스스로에게 주입을 한다. 결국 민원도 소통이고 공감이 우선돼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원인의 진심이 담긴 칭찬글 덕분에 그는 최근 군포시가 선정한 '이달의 친절공무원'에 선정됐다. 왕 주무관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상까지 받게 돼 쑥스럽다"며 "앞으로도 지금의 마음을 잊지 않고 공직 생활 열심히 해나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군포/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