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동 김포교육지원청 교육장 001
정경동 김포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이달 말 퇴임을 앞두고 경인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8.23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취임 직후 태풍 링링을 시작으로 최근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학교현장에도 예외 없던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임기 내내 흔들리지 않는 리더십을 보여준 정경동 김포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이달 말 퇴임한다. 올해로 41년 넘게 인재 육성에 투신한 그는 오는 9월부터 광명 충현초 교장으로 마지막 교육혼을 쏟아낼 예정이다.

정 교육장은 예민할 수밖에 없는 사안을 놓고도 조급해한다거나 큰소리를 내는 법이 없는 덕장으로 통했다.

넉살 좋게 사람을 대하는 성격이 아님에도, 일선 교사들의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때로 본인이 직접 관계자들에게 홍보를 부탁하고 나서는 등 자상한 아버지 같은 면모도 있다고 직원들은 입을 모은다. '참 어른'의 조용한 퇴장을 다들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41년 공직… 9월 광명 충현초 부임
1980년 포천 영중초 첫 교편 '추억'
수남초·하성초와 김포초서 재직도


정 교육장은 1980년 포천 영중초에서 처음 교편을 잡았다. 그는 "초임발령을 받아 축석고개를 넘어가는데 온도가 달라지더라"고 회상했다. 주변에 아무것도 없던 영중초에서의 3년은 정 교육장에게 가장 행복했던 시절이다. 초로의 중년으로 성장한 제자들은 풋풋했던 '정경동 선생님'을 여전히 찾아온다.

광명북초에서 여학생들에게 농구를 지도한 것도 공직인생의 잊지 못할 추억이다. 농구공을 한 번도 다뤄본 적 없던 아이들을 3년간 지도해 전국대회 3위의 쾌거를 이뤘다.

실내체육관이 필요할 때면 인근 유한공전과 동일여상, 실업팀 삼성생명으로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가 훈련을 부탁했다. 농구대잔치 스타였던 정은순, 유영주 선수 등이 아이들을 따뜻하게 챙겨준 게 정 교육장은 고맙다고 했다.

김포와는 1993년 수남초에서 첫 연을 맺어 하성초와 김포초에 차례로 재직했다. 정 교육장은 "수남초 때 제자 한 명은 지금 김포에서 행정실장을 하고 있다"며 감회에 젖었다.

2007년 파주교육지원청에서는 전국 최초의 교육청단위 방과후학교 개교와 운영을 담당했다. 학생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스쿨버스를 섭외하고 다니기도 했다. 전면 영어수업이라든지 애니메이션·방송 제작 등 개별학교에서 불가능한 교육이 이곳에서 이뤄졌다.

이후 정 교육장은 경기혁신교육이 태동하던 무렵 경기도교육청 학교정책과에 몸담았다가 2011년 공모를 통해 안산진흥초 교장으로 부임했다. 과거 매일 야근을 해가며 개교를 준비했던 학교였다. 진흥초에서는 평소 교육신념대로 아이들에게 정규교과를 뛰어넘는 경험을 선물해 주려 노력했다.

일생 애착이 컸던 동량들에게 다시 돌아가게 된 그는 "영화 라디오스타를 보면 '별 중에 스스로 빛나는 별은 없고 다른 별의 빛을 받아 빛나는 것'이라는 대사가 있다"며 "우리 직원들도 자신의 빛을 남에게 비춰주어 모두가 빛나는 별이 됐으면 좋겠다"는 인사를 남겼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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