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_1160.jpg
경기도를 중심으로 한 신도시 개발과정에서 벌어진 '벌떼 입찰'로 불리는 관행이 중견 건설사들의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수원 광교신도시 호수공원 옆에 자리 잡은 중흥건설의 아파트 단지. 2021.8.25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경기도를 중심으로 한 신도시의 성장이 중견 건설사의 '성장판'으로 작용했다. 중견 건설사들이 경쟁이 심한 도심지 개발을 피해 저렴한 가격에 낙찰받은 신규 택지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하는 식으로 내실을 키우며 몸집을 불려온 것이다.

25일 경기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5대 중견 건설사로 꼽히는 중흥건설·호반건설·우미건설·반도건설·제일건설 등이 도내 건축한 아파트는 10만호 규모에 달한다.

지난 3월 집계 기준으로 건설사 별로 호반건설이 3만5천860호로 가장 많고, 반도건설 2만7천188호, 중흥건설 1만7천966호, 우미건설 1만7천787호, 제일건설 7천110호였다.

중흥·호반·우미·반도·제일
5곳이 도내 10만 가구 공급

이들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는 이른바 5대 시공사 중 하나이면서 경기도 내에서 가장 많은 아파트를 건설한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도내 9만5천350호)·GS건설 자이(8만3천203호)보다 많다.

물론 2000년대 이전 푸르지오나 자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기 전 대우·GS가 시공한 아파트를 합치면 대형 건설사가 지은 아파트가 더 많지만, 중견 건설사 역시 2000년대 혹은 2000년대 후반부터 경기도 건설 비중을 늘려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치라고 볼 수 있다.

 

공사현장_820.jpg
경기도내 한 아파트 건설현장. /경인일보DB
 

호반건설의 경우, 2010년 전까지 용인·여주 등 일부에서만 시공을 벌여오다 2010년 용인 흥덕지구 개발에 뛰어들고 수원 광교, 부천 옥길, 하남 미사, 고양 향동, 김포 한강신도시 사업에 뛰어들며 몸집을 크게 불렸다.

경기도 공공주택현황에 따르면 2010년 이전에 호반건설이 도내에 시공한 아파트는 1천300여호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모두 2010년 이후(사용승인 기준)에 지어졌다.

나머지 중견 건설사 역시 상황은 같다. 중흥도 김포 한강·평택 소사벌·화성 동탄·고양 향동 등 택지개발 지구를 공략해 성장했고, 우미건설도 화성 동탄·시흥 은계·의정부 민락지구에서 사업을 벌였다. 수원 광교는 중흥이 시공한 중흥S클래스가 해당 지역 중형 평수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한 상태다.

주로 2010년이후 물량 몰려
활발한 道 신규부지 자양분

이들은 과거부터 시공업계를 주름잡은 5대 메이저 건설사(현대건설·삼성물산·DL이엔씨·GS건설·대우건설) 등이 주요 도심 위주로 시공사업을 벌일 때 과감히 신규 택지로 눈을 돌려 2010년 이후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신규 택지 사업이 활발했던 경기도는 이들이 마음껏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관련기사_1]]신도시의 목이 좋은 택지를 미리 선점하고 신축 아파트를 시민에게 공급함으로써 회사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전략이 시장에 먹혀든 것이다. 이런 성장을 발판삼아 중흥건설은 5대 시공사인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하는 등 건설업계의 지각변동이 진행되고 있다. → 관련기사 3면([경인 WIDE] '벌떼 입찰' 이용 급성장… 추첨 → 평가 새 잣대, 편법 잡힐까)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2021082501000956200048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