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천에 본사를 둔 SK하이닉스가 전력 인프라 확보를 위해 인근 광주에 변전소 및 선로 지중화 공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지역 주민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나섰다.
2일 광주시 곤지암읍 일대에 'SK하이닉스는 지중화사업으로 피해 보는 광주시민에게 보상하라', '지중화사업을 중단하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수십개 내걸렸다. 해당 현수막들은 지난해 공사가 시작된 SK하이닉스의 전력 인프라 공사와 관련된 것으로 지난달부터 대대적으로 내걸리기 시작했다.
지역 단체들은 세금이나 일자리창출은 이천지역에서 이뤄지는데 정작 인프라 구축에 배후지가 되는 광주지역을 위한 상생안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주장이다.
시민 S씨는 "이천까지 전력을 끌어가는 공사를 하면서 그러지 않아도 교통난에 시달리는 우리 지역에 고통만 가중시킨다. 광주에 세금을 내는 것도 아니고, 배후지로 혜택을 보는 것도 없는데 왜 인프라만 제공하고 소외당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변전소 신축·지중화 공사 배후지
"피해 보상하라" 수십개 현수막
광주시 '국가적 사업' 상생 고심
해당 공사는 광주 곤지암읍 신대리에 전압 345㎸(곤지암)변전소를 신축하고 이곳에서 이천 SK하이닉스까지 지중화를 통해 수전선로(전압 154㎸)를 연결하는 것으로, 공사구간은 25.3㎞에 달한다. 2019년 5월 공사를 시작해 내년 8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이 중 광주구간은 9.9㎞로 일부 구간은 공사가 한창이며 또 일부(3㎞가량) 구간은 지중화를 위한 도로점용허가 행정절차가 진행 중이다. 핵심이 되는 변전소는 건축허가를 위한 사전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상생을 호소하는 지역민들 사이에서 광주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도로굴착점용허가, 건축허가 등 인허가를 관장하는 시 입장에서 반도체라는 국가적 사업을 등한시할 수도 없고 지역의 입장만 대변할 수도 없어서다. 서로 윈윈할 집합점을 찾아야 하는데 녹록지 않은 것이다.
시 관계자는 "절차에 따라 추진한다지만 이해관계가 얽히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 상생을 외치는 주민들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고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업자 입장에서도 일정이 빠듯한 만큼 합리적 대안을 찾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