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초 프로야구 인천 SSG 랜더스의 외국인 선발 투수와 토종 선발 투수 원·투 펀치가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올림픽 휴식기를 마치고 후반기 리그가 시작되기 직전엔 주전 포수가 옆구리 부상을 입으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이쯤 되면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SSG였지만, 여전히 치열한 5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그 원동력은 무얼까. 백업 포수 이현석을 꼽을 수 있다.
이현석이 주전 포수 이재원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주고 있는 사이 이재원은 부상에서 회복해 퓨처스리그에서 컨디션을 점검하고 있다.
후반기 리그가 시작되고, 이재원이 빠진 자리에 이흥련과 정상호가 먼저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2일 현재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받는 선수는 이현석이다. 이현석은 전반기에는 한 차례 교체 출장이 전부였지만, 후반기 들어 중용되고 있다. 모처럼 기회를 잡은 이현석은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선택에 호응 중이다.
주전 부상 공백에 후반기부터 기용
15경기 타율 0.395 OPS 1.247 '기염'
지난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8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수 무안타(3회 선두타자로 내야 뜬공, 5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3루 땅볼)로 돌아선 이현석은 2차전에선 8회 말 2사 2, 3루에서 쐐기를 박는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는 등 2회 첫 타석에서 쳐낸 2루타와 함께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2일 현재 올 시즌 15경기에 출전한 이현석은 타율 0.395, 4홈런, 15타점, 출루율 0.405, 장타율 0.842를 기록 중이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247이다. 득점권에서도 0.364의 고타율을 자랑 중이다.
SSG의 최근 경기 패턴은 이현석이 스타팅 멤버로 출전해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경기 초반에 공격적으로 나가다가, 수비를 강화할 시에 이흥련이 경기 후반에 투입되는 형태다. 경기 중반 이후 이현석 자리에 좌타 대타가 필요할 시에도 대타 투입 후 경기에서 빠진 이현석 자리를 이흥련이 메우고 있다.
감독도 '수비 부족 타석서 메워' 흐뭇
활약에 이재원 복귀도 여유 갖게 돼
김원형 SSG 감독은 최근 들어 흐뭇한 표정으로 이현석을 바라보고 있다.
김 감독은 "이현석이 타격은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다"면서 "이현석이 투수 리드, 블로킹 등 수비 쪽에서 미흡하다고 생각했지만, 경기를 지켜보면서 '볼 배합은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서 "이현석이 투수 리드를 하다가 결정적인 홈런을 맞기도 했지만, 타격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현석이 활약해 주면서 김 감독은 주전 포수 이재원의 복귀도 여유를 갖고 바라보고 있다. 또한 이재원과 이현석, 이흥련까지 포수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김 감독은 "이현석의 페이스도 언젠가 떨어질 거라 생각한다"며 "그때 이재원과 이흥련이 뒤를 받쳐줄 것"이라고 포수 기용에 대한 구상을 피력했다.
/김영준기자 ky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