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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청 2층 로비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활기업들의 제품 전시 및 비대면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이윤희기자^flyhigh@kyeongin.com

"품질은 저희가 보장합니다. 한번 써보세요."

광주시청 복지정책과 공무원들이 세일즈맨을 자청하고 나섰다. 매장에서 물건을 직접 판매하는 것은 아니고, 지인들에게 일명 '바이럴 마케팅(입소문)'을 벌이는 것이다. 제품 실물을 보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지난달엔 광주시청 2층 로비에 특별 전시장도 마련하고, 비대면 판매를 시작했다. 선보여진 제품은 가죽, 면으로 제작한 지갑, 벨트, 홈패션 등 40여종. 광주지역자활센터 아셀공예 사업단과 자활기업 반희담 협동조합이 생산한 제품이다.

시청 공무원들이 이토록 판매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뭘까?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자활기업은 어렵게 알을 깨고 나온 성과물로, 그동안 이들이 겪은 고생과 절실함을 알기에 지원해온 공무원으로서 누구보다 응원하는 마음이 생긴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 일자리 창출이 아닌 자립을 위한 전진기지 '자활사업'

다소 생소한 지역자활센터·자활기업, 대부분 지자체가 지원

광주시 주목받는 이유는 중점적 육성 통해 '성공모델' 만들어

다소 생소할수 있는 지역자활센터와 자활기업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16조에 의거해 대부분의 지자체가 지원에 나서고 있다. 그럼에도 광주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한 시설운영에 그치지 않고 중점적으로 육성해 성공모델로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시 복지교육국 이강건 국장은 "여건만을 탓하지 않고 스스로 노력하면 성공할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이들의 성공이 다음, 또 그 다음 도전자들에게 희망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고 말한다.

 

처음 기반을 잡는 일은 사회초년생에게도 중요하지만 사업실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경우라면 더욱 의미가 크다

자활사업은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자 등 일을 할수 있는 근로빈곤층의 자립자활을 위한 것으로 근로기회를 제공해 기반을 다지도록 한다. '자활(自活)'은 말그대로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감을 의미하는데 시는 경기광주지역자활센터를 통해 여러가지 유형의 자활사업단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현재 운영중인 자활사업단은 12개, 자활기업으로 한단계 도약한 곳도 6개에 이른다.

 

사업단은 근로능력이 미약한 참여주민을 위한 부업에서부터 인턴·시설도우미 파견, 택배사와의 계약을 통한 거점택배, 가죽공예 등 기술습득을 통해 운영하는 아셀공예, 밑반찬 및 밀키트 등을 판매하는 진이찬방까지 12개 아이템에 88명이 자립기반을 다지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다.

 

이 국장은 "처음 기반을 잡는 일은 사회초년생에게도 중요하지만 사업실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경우라면 더욱 의미가 크다"며 "시는 이들에게 다양한 자활사업단을 통해 발판을 마련해주고, 사업단 종료후에는 자활기업 공동창업이나 취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힘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에 마을기업, 예비사회적기업, 사회적기업으로의 성장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자활능력만 NO, 지역경제 활성화의 단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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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청 2층 로비에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활기업들의 제품 전시 및 비대면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윤희기자^flyhigh@kyeongin.com

자활기업 성공해 자리 잡았는데 코로나로 수개월 매출 전무

공무원들 직접 비대면 판매·자활생산품 우수성 알리기 나서


코로나19로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생활은 팍팍하고 소득불균형은 커져만 가고 있다. 저소득층의 자립기반 조성은 단순히 이들의 자활능력 배양에서 그치지 않는다. 창업 및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나아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단초가 된다.

너무 힘들었고, 절망만 가득했다. 생산품을 누구한테 보여줄수 있다는 것이 이토록 반가운 일인지 몰랐다
"오죽하면 공무원들이 나섰을까요. 실력도 있고 제품도 좋아 자활기업으로 성공해 자리잡았는데 코로나19로 수개월간 매출이 전무하다는 얘길 들었다. 신제품까지 만들었는데 코로나19로 속수무책이었다고 한다." 시 복지정책과 직원들이 비대면 판매에 나서게 된 결정적 이유다.

시청 로비에서 비대면 판매에 나선지 2주일째. 참여기업 관계자는 "너무 힘들었고, 절망만 가득했다. 생산품을 누구한테 보여줄수 있다는 것이 이토록 반가운 일인지 몰랐다"고 전한다.

 


시는 시청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자활생산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오는 16일까지 2층 로비 전시장을 운영하고, 13일부터 17일까지는 경기광주역 관광안내소 앞에서 판매전도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위축된 자활생산품의 판로 개척 및 사업 참여자들이 용기를 갖고 활력이 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여건은 힘들지만 근로활동을 통해 도약하고자 하는 만 19세 이상의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은 각 지자체의 도움을 받을수 있다. 일단 거주지 주민센터를 방문해 자활근로 참여의사를 밝히면 상담 및 자산조사를 통해 수급자·차상위 자활판정을 받고 이후 지역자활센터 방문상담후 자활사업에 참여할수 있다. 자산형성을 도와주는 제도도 있어 희망·키움통장과 내일키움통장을 통해 자립자금 지원을 받을수 있으며, 자활근로 참여자의 성공적 자활촉진을 위한 개인별 맞춤지원 서비스 '탈수급유지지원사업'도 추진되니 참고할만 하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