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선된 옛 안성역사
1989년에 폐선된 옛 안성역사. /안성시 제공
 

안성시가 19만 안성시민들의 오랜 염원이자 숙원사업이었던 철도 유치를 성사시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철도산업위원회 심의를 거쳐 화성시와 안성시, 충북 진천군과 청주시를 잇는 수도권내륙선 광역철도 사업을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했다.

안성 지역사회는 지역 유일의 철도선이었던 안성~천안을 잇는 안성선이 폐선된 이후 32년만에 부활하는 철도망 특수와 혜택이 현실화되면서 부푼 기대감으로 분위기가 한껏 고조돼 있다. 이에 폐선의 아픔을 가진 지역의 철도 역사와 치열했던 철도 유치 과정, 그리고 철도 유치로 기대되는 효과 등을 자세히 살펴봤다.
폐선의 아픔 가진 안성철도 역사
안성은 조선시대 3대 시장 중 하나인 안성시장을 보유한 내륙 교통의 요충이었던 만큼 처음부터 철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25년 11월에 개통한 안성과 충남 천안을 잇는 안성선이 있었다. 개통 당시엔 경기선으로 불렸으나 1956년 6월에 안성선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총연장 28.4㎞ 구간의 안성선에는 보통역 1개소와 배치 간이역 1개소, 무배치 간이역 4개소 등 총 6개 역이 있었다. 
1925년 안성~천안 개통후 1989년 철거
조선시대 이래 상업도시 위상 쇠락 계기
당시 안성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상업도시로 위상이 높았던 만큼 경기 남부권은 물론 충남권까지 아우르는 많은 국민들이 장을 보러오거나 통학을 하는 등 안성선을 통한 철도망 특수와 혜택을 톡톡히 누려왔다.

하지만 1970~1980년대 대한민국의 고속성장과 함께 수도권이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도로망 확충과 자가용 시대가 도래해 철도 활용성이 급감했고, 이 결과 1985년 철도운행이 전면 중단됨은 물론 1989년도에는 철로가 모두 철거되면서 안성선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특히 안성선이 폐선되면서 그나마 명맥을 유지해왔던 상업도시로서의 명성과 위상도 쇠락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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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안성읍 전경(왼쪽)과 1989년에 폐선된 안성철도 옛 모습. /안성문화원 제공

치열했던 안성철도 유치 과정

안성선이 폐선된 이후 지역발전 속도가 인근 지자체에 비해 턱없이 늦춰지면서 안성시민들의 철도 부활에 대한 염원은 날이 갈수록 높아졌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안성시와 지역 정치권 등은 시민들의 염원을 현실화하기 위해 수십년간 철도 유치를 위한 행정 및 정치력을 총동원했지만 사업성이 낮아 안성철도 유치는 번번이 후순위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실제 철도 부설은 수조원에 달하는 예산이 소요되기에 정부가 철저한 사전 검토를 실시한다. 이 때문에 안성이 철도를 유치하기 위해선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비용대비수익 즉 B/C 수치가 1.0 이상이 돼야 하는 난제에 늘 부딪쳐왔다.

그러나 이번 수도권내륙선 광역철도사업은 이러한 난제를 파훼할 수 있는 사업성이 가미돼 있었고 때마침 안성지역의 정치권도 정부 여당이 휩쓸었기에 철도 유치를 성사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안성시와 정치권은 이러한 호기를 놓치지 않고 해당 노선이 지나는 광역자치단체와 지자체들은 물론 해당 지역 시민들과 함께 철도 유치를 위해 힘을 하나로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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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시와 화성시, 진천군, 청주시 등 4개 지자체는 제4차 국가철도망 수도권 내륙선 최종확정 합동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안성시 제공

먼저 안성시는 지난해 경기도와 충청북도, 화성시, 청주시, 진천군 등 6개 광역자치단체 및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사전타당성 조사와 국회 토론회 개최, 공동건의문 전달 등 철도 유치를 위해 폭 넓고 속 깊은 행정을 전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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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안성시 행정을 책임지는 김보라 시장의 경우 철도 유치를 위해 국토부를 비롯한 정부 기관들과 국회, 경기도, 충청북도 등을 수십 차례에 걸쳐 방문해 철도 유치의 당위성과 필요성, 그리고 지역균형개발 및 경제 효과 등을 설파하는 등 동분서주했다.

작년 6개 지자체와 MOU 등 유치 온힘
6월 국토부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 반영
동탄~안성~진천~청주공항 78.8㎞ 연결
이와 발맞춰 안성시민들도 철도 유치를 위해 힘을 하나로 모았다. 안성시민들은 철도 유치를 위해 노선이 지나는 6개 광역 및 지자체 시민들과 함께 범시민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민·관합동 결의대회는 물론 서명운동과 챌린지캠페인, 각종 응원전, 유치 염원 꽃길조성 등 다양하고도 왕성한 활동을 전개했다.

이 결과 지난 6월 국토교통부가 개최한 철도산업위원회 심의에서 수도권내륙선 광역철도 사업이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되는 성과를 이뤄냈다.

안성철도 기대효과

수도권내륙선 광역철도는 화성시 동탄역을 시작으로 안성시와 충북 진천군을 거쳐 청주시 청주국제공항을 잇는 연장 78.8㎞ 구간에 2조3천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투입되는 국가철도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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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내륙선 노선도. /안성시 제공

해당 노선에는 동탄과 안성, 진천국가대표선수촌, 충북혁신도시, 청주국제공항 등 5개 역사가 설치될 예정이다. 시속 250㎞로 운행하는 준고속 기차가 배치될 계획이며 동탄과 청주국제공항까지 34분 만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동탄에서 청주국제공항까지 기존 도로망을 이용했을 때보다 1시간30분여를 단축시키는 효과다. 

5조2천억 경제효과·2만여명 취업유발
2030년 완공 목표 생태관광 발길 부푼꿈
수도권내륙선은 예비타당성조사 등의 절차를 거쳐 2030년 완공을 목표로 빠르면 2024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수도권내륙선이 완공되면 5조2천억원의 경제효과와 2만2천500여 명의 취업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한국교통연구원은 전망했다.

폐선된 안성철도 옛 사진
1989년에 폐선된 안성철도 옛 모습. /안성문화원 제공

특히 안성은 현재 제2경부고속도로 개통공사와 SK하이닉스가 입주하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산단조성에 따른 대규모 공업물량 확보 등 각종 개발 호재가 넘치고 있는 상황에서 철도 유치는 지역발전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또한 안성시는 수도권내륙선이 준공되면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수도권 정주 인구가 안성에 대한 접근성이 용이해지는 만큼 현재 시가 관내 호수와 지역 문화재를 중심으로 준비 중인 '슬로시티 생태관광산업'을 차질 없이 준비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해 새로운 패러다임의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안성/민웅기기자 mu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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