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멘토 양승환씨
계양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의 멘토로 활동하는 양승환씨. 2021.9.7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

"그때의 저처럼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을 계속 돕고 싶어요."

인천대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양승환(21)씨는 인천 계양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에서 1년 넘게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자퇴하고 꿈드림에서 검정고시와 수능을 준비해 이제는 어엿한 대학생이 된 양씨는 자신처럼 이곳에서 공부하는 후배들에게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고 있다.

계양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에서 꿈을 키우고 있는 청소년 44명 중 33명이 지난달 11일 열린 '2021년 제2회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라는 악조건 속에서 얻어낸 성과여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기출문제집을 샅샅이 훑어가며 직접 시험 출제 예상 문제를 준비해 이 아이들을 가르쳤던 양씨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수능에 응시해 정시로 대학에 가려 했던 양씨는 수시 전형 입학을 권유하는 학교 선생님과 갈등을 겪었다고 한다. 고민 끝에 자퇴까지 결심한 그는 상담기관 Wee클래스의 소개로 계양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을 찾게 됐다. 이곳에서 1년 반 만에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목표로 삼았던 대학에 입학했다.

그는 "학교를 떠나 혼자 공부하려면 아무래도 나태해지기 쉬운데, 꿈드림 선생님들에게 많은 격려와 자극을 받으며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며 "정서적인 상담뿐 아니라 공부에 필요한 책과 각종 온라인 강의도 지원받은 덕분에 걱정 없이 대입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학교 떠나 센터 통해 수능치러 대입
비대면수업 어려움 속 아이들 다독여
최근 44명 중 33명이 검정고시 합격


양씨는 이제 도움을 받던 학생에서 도움을 주는 멘토가 됐다.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쪼개 아이들의 멘토가 된 이유를 묻자 그는 "학교를 벗어난 친구들은 혼자 있다 보니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며 "도움을 주고 싶어 멘토의 길을 택했다"고 답했다.

시험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을 때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층 강화됐다. 이 때문에 온라인 화상 수업으로 시험을 준비해야 했던 꿈드림 교사와 아이들은 모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화면이 끊어지거나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수업이 지연되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시험이 다가올수록 불안해하는 아이들을 다독이며 시험장으로 이끈 그는 "가르쳤던 한 친구가 수학 과목 100점을 받았다고 연락했을 땐 기분이 정말 좋았다"며 "멘토로서 가르치는 일에 대한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었다"고 했다.

양씨는 졸업 후 학원을 운영하면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무료로 가르치고 싶다는 꿈을 세웠다. 그는 "꿈드림은 학교를 벗어나 홀로 지낸 아이들이 여러 사람과 소통하고 공동체 의식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