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소유 개발제한구역 내 도로를 한 종교단체가 매입하려하자 그 가치를 '도로가 아닌 것'으로 평가해 종교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천주교 수원교구 별양동성당(이하 별양동성당)은 과천시 중심상가 구역 내 상가 건물에 있는 성당을 현재 별관이 있는 과천시 문원동 304-4번지 일대로 옮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던 중 현재 성당 진입로로 쓰고 있는 도로(문원동 304-5)가 국가소유임을 알고 지난 1월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 측에 매입의사를 밝혔다.
이후 캠코의 인사 이동, 국유재산을 허락 없이 성당 진입로로 사용했다는 데 대한 변상금 부과 등으로 정작 매각(입)을 위한 절차는 지난 5월에야 시작됐다.
캠코는 매각할 문원동 304-5번지 290㎡를 두 감정평가 업체에게 평가 의뢰해 지난 6월 매입의사를 밝힌 별양동성당 측에 7억8천590만원을 청구했다. 1㎡당 271만원, 3.3㎡당 894만3천원이다.
별양동성당 측은 이에 반발했다. 성당총회장은 "지목이 '도로'인 땅을 매입하는 데 도로가 아닌 상가건물이 있는 대지와 비교한다는 게 말이 되나, 캠코가 가치를 부풀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개했다.
GB내 국유도로 매입 의사 밝히자
용도 폐지 사용할 것으로 추정 평가
207m 떨어진 주상건물 표준지 제시
캠코 "전산으로 의뢰서 보냈을 뿐"
이 같은 의구심은 성당총회장과 감정평가사와의 통화에서 감정평가사가 "도로를 용도폐지해 대지로 쓴다고 보고 평가했다"고 하면서 더욱 공고해졌다.
성당 측이 제시받은 감정평가서에 따르면 도로 가치 평가를 위해 제시된 표준지는 문원동 228번지 대지로 그 위에 주상건물이 있다. 304-5번지와는 지도상 직선거리가 207m 정도 떨어져 있다.
별양동성당 측은 해당 토지가 개발제한구역에 있어 도로 외의 다른 것으로 용도변경도 안 되는 데다 앞으로도 성당 진입로로 쓸 것이라고 목적을 밝혔는데도 이를 주상건물이 있는 '대지'를 기준 잡아 대지로 평가했다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과천시에 따르면 문원동 304-5번지와 228번지 모두 개발제한구역의 집단취락지구이며 '새터지구'로 불린다.
이에 대해 캠코 측은 "전산으로 감정평가 업체를 선정하고 전산으로 업체에 의뢰서를 보낼 뿐"이라며 "캠코는 수수료를 냈을 뿐 감정평가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직접 감정평가를 한 평가사는 "도로가 아닌 것으로 평가했다"며 "근거법에 따라 적법하게 평가했다"고 항변했다.
한편 감정평가업계 관계자는 "표준지는 한국부동산원 부동산공시가격에 지정·게시돼 있다"면서도 "해당 부지가 집단취락지구 안에 있어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임박해 있다는 점, 토지를 모두 매입하면 도로가 아닌 다른 것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과천/이석철·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