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복지'냐 '청소년 여가 확대냐'를 놓고 기로에 섰던 광주시가 청소년들의 문화활동 강화에 손을 들고 나섰다.
광주시는 올해 말로 위탁기간이 만료되는 '광주시 외국어체험센터'를 종료하고 '청소년 복합문화공간'으로 전격 조성키로 했다. 일부 학부모들의 민원도 제기됐지만 시는 청소년들의 활동 욕구를 분석한 자료 등을 토대로 건강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기로 했다.
빅데이터조사 45% "여가공간 부족"
위탁기간 끝나 청소년수련관 변모
'2020년 청소년 활동 빅데이터 수집 및 개발' 자료에 따르면 광주지역 청소년(초4~고3) 49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4차 산업혁명시대(포스트 코로나) 청소년 활동 욕구 분석'에서 관내 청소년의 88%가 동아리 단체에 가입돼 있지 않았으며 대부분 여가활동 공간과 여가활동 프로그램이 부족하다고 인식했다.
특히 청소년이 여가 시간에 가장 많이 하고 싶은 활동으로 컴퓨터·인터넷(12%), 친구 만나기(11.6%), 집안에서의 휴식(10%) 순이었으나 부모 등 어른들이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권유하는 활동으로는 집안일 돕기(23.5%), 독서(22.2%), 개인학습 보충(17.5%) 순으로 나타나 괴리가 컸다.
청소년의 45%는 여가활동 공간이 부족하다고 인식했으며 여가활동 장소로는 중학생은 자기 집, 시내 중앙로, 카페 순이었고 고등학생은 자기 집, 카페, 노래방, 야외시설 순으로 조사됐다.
이에 시는 올해 위탁기간이 만료되는 청소년수련관 내 외국어체험센터를 청소년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키로 했다.
2015년부터 민간기관이 위탁 운영해 온 외국어체험센터는 한해 7억3천여만원(2021년 기준)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인건비 비중(70%)이 높고, 타 지자체의 경우 외국어체험시설을 폐지 및 축소하는 분위기임을 감안한 결과다.
게다가 지역 내 외국어 교육시설을 운영할 수 있는 위탁단체 수도 적다 보니 2019년 위탁 시 2차 공고까지 거쳤음에도 1개 기관만 공모하기도 했다.
여기에 인터넷, 유튜브, 앱을 활용한 원어민 외국어 교육채널이 다양화하고 청소년의 경우 학교로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센터 내 참여는 전무한 상황 등을 반영했다는 것이다.
미디어감상실 등 꾸며 내년 7월 운영
일부 학부모들 '반대' 시민 청원도
시는 이 공간을 청소년들이 안전하고 자유롭게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놀이공간, 스포츠실, 미디어감상실, 스터디공간 등 청소년 전용공간으로 꾸며 2022년 7월부터 운영키로 했다.
그러나 일부 학부모들은 '외국어체험센터 사업 종료를 반대한다'는 시민청원을 낸 상태다.
한 학부모는 "센터는 저렴한 비용으로 영어를 배울 수 있고, 원어민 선생님과 수업을 재밌게 해 광주시만의 특화된 교육시설이라 자부심을 느꼈다. 교육복지 차원에서 운영되는 교육시설인데 문을 닫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