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균 수원FC 감독
수원FC의 김도균 감독. 2021.9.28 /수원FC 제공

5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1으로 돌아온 수원FC의 돌풍이 거세지만 구단 살림은 곤궁하다. 1군 스쿼드를 구성하는 20여명의 선수 급여 주기도 버거워 이번 시즌의 영광을 이어갈 동력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수원시와 전자공시시스템(DART) 등에 따르면 수원FC 운영비는 K리그1 12개 구단 중 하위권이다. 올해 수원시는 수원FC 지원금(보조금)으로 130억원을 책정했다.

재벌 그룹을 모기업으로 둔 수원 삼성(제일기획)의 연간 예산안은 최소 200억원(2020년 12월1일자 16면 보도=쪼들리는 예산·버거운 운영비…"꼴찌대결 뻔해" 어두운 수원FC)이고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해 150억원에 이어 올해도 추가경정 예산안에 20억원을 추가 편성해 지원을 받았다.

이번 시즌 영광 내년 지속 걱정
1군 선수 20여명 급여도 버거워


빠듯한 살림살이에도 수원FC는 선전했다. 오는 10월2일 선두 울산(승점 61점)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승점 45점으로 3위인 대구FC(승점 48점)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현 기세대로라면 올 시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은 물론,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사고'를 칠지 모른다.

수원FC 팬들의 설렘을 뒤로 하고 선수층이 타 구단에 비해 얇아 막상 정규 프로축구 리그와 병행하려면 선수들에게 강행군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민구단 특성상 속칭 '쩐주'가 지자체이다 보니 선수들의 계약 기간을 3년 이상으로 하기도 어렵다. 지자체 출연 보조금 외 기타 수익이 거의 없어 구단이 때때로 존폐 기로에 놓이게 되면서 장기 계약을 구단과 선수 모두 기피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포트트릭'(한 경기 4골)을 기록한 특급 외인 공격수 라스(30·네덜란드, 남아프리카 공화국)와 다음 시즌까지 재계약해 전력 누수는 막았지만, 중원을 지키는 무릴로(27·브라질)는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 만료가 기정사실이라 선수 영입을 위한 추가 투자가 절실하다.

태극마크 경험이 있는 '베테랑' 양동현(35)과 박주호(34)도 스타성 측면에서 수원FC가 손 뗄 수 없는 카드다.

지자체 보조금 외 수익 없어 문제
3년이상 장기계약 구단·선수 기피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수원FC 구단 사무국은 수원시 문화체육교육국에 보조금 증액을 요청했다. 시 집행부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다음 달 수원시의회 예산 심의가 낙관적일 것이란 전망은 나오진 않는다.

수원FC 관계자는 "현재 협의 중이기 때문에 딱히 (보조금 이슈를)얘기하긴 그렇다"면서도 "구단이 목표로 삼고 있는 ACL 6강을 이루려면 좀 더 선수층이 두터워야 하고, 좀 더 괜찮은 선수를 데려오려면 올해 예산보단 늘려 150억원 정도까지 증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성일 시 체육행정팀장도 "최대한 예산심의 과정에서 증액 요구를 할 것"이라며 "선수 구성이나 구단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