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지역에서 이슬람사원 건축을 놓고 갈등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국에서 세 번째로 건립된 경기도 광주에 소재한 이슬람사원이 도심 주택가 속에서도 수십년간 주민과 공생을 이어와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일 광주 경안시장 인근 역동에 위치한 이슬람사원인 '경기도 광주성원'. 사원을 둘러싸고 빌라, 단독주택 등 주거시설이 빼곡하게 들어섰다.
이 지역엔 이슬람사원이 있어 이슬람 문화권인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인들도 많이 거주하고 있지만 중국인들도 많다고 한 주민이 귀띔했다. 주민들과 인사도 잘 나누고 주민자치활동에도 큰 반감이 없어 우호적 분위기라고 입을 모은다.
한나절을 취재하며 5명의 지역주민을 만났지만 어느 누구도 이들을 혐오하거나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없었다.
혐오·부정 반감없이 우호 분위기
마을청소·잔치 등 교류활동 활발
시장 이용 많아 지역경제 활력소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달라지긴 했지만 이슬람사원에는 주말에 신자들이 몰려든다. 코로나 이전에는 예배활동(원래는 금요일이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아 주말에 많이 모인다고 함)을 하기 위해 평균 400~500명이 모였고 지금은 발길이 끊긴 상태다.
1981년 6월 문을 연 이슬람사원과 주민들은 처음부터 화합이 잘된 것일까.
엄흔영 역3통 통장은 "쓰레기종량제가 도입되고 쓰레기봉투를 사용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사원과 소통을 강화하며 잘 풀어갔고 지금은 마을청소도 함께할 만큼 다양한 교류행사를 벌이고 있다"며 "종교나 인종 문제를 떠나 마을 구성원으로 서로 존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9년 11월 이 마을엔 주민들과 이주민들이 함께 어울리고 한국과 이슬람의 문화교류를 통해 주민 간 소통 기회를 마련하고자 '광주시 역동 주민협의체'가 조직됐다.
마을청소, 한국과 이슬람 문화 관련 퀴즈를 푸는 주민교류활동이 펼쳐졌고 역3통 마을회관에서 작은 마을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텃밭도 가꾸며 무, 배추를 심고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는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도 진행했다.
지역경제 측면에서 활력소 역할도 하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인근 경안시장 관계자는 "시장 이용객의 30~40%가 외국인이다. 특히 주말에는 유동인구가 상당하다. 인근 주택가 세입자들도 이주민들이 상당한데 이슬람사원에 대해 반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 동네에 교회가 있는 거나 사원이 있는 거나 뭐가 다르냐"고 반문했다.
이슬람사원 관계자는 "타지키스탄, 방글라데시 등 여러 나라 이주민·외국인 근로자들이 사원을 찾는다. 코로나19 이전엔 마을주민들을 초청해 음식도 대접하곤 했는데 중단됐다. 지역주민과 화합하려는 노력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