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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주택가 중심에 자리한 '경기도 광주 이슬람성원'. 1981년 들어서 40년을 지역민과 함께 했으며 2019년 오래된 성원 내외부를 보수하는 공사가 이뤄져 새단장을 마쳤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주민들과 인사도 잘 나누고
주민자치활동에도 큰 반감이 없어
우호적 분위기입니다
대구지역에서 이슬람사원 건축을 놓고 갈등이 일고 있는 가운데 경기 광주에 소재한 이슬람사원이 도심주택가 속에서도 수십년간 주민과 공생을 이어와 눈길을 끈다.

지난 1일 광주 경안시장 인근 역동에 위치한 이슬람사원인 '경기도 광주성원'. 사원을 둘러싸고 빌라, 단독주택 등 주거시설이 빼곡하게 들어섰고, 건폐율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린 듯 사원 담벼락과 주택가 이격거리가 초밀접해 있었다. 평일 오전이라 유동인구는 많지 않았지만 끊이지 않고 주민들이 사원 앞을 오고갔고 외국인들의 모습도 적잖이 보였다.
광주 소재한 이슬람사원, 주택가 속에서도 수십년간 주민과 공생
주말에 신자들 하루 400~500명 모였지만 코로나 이후 발길 끊겨
지역주민 만나보니 어느 누구도 혐오·부정적 시선 바라보지 않아
한 주민은 '이들 외국인은 인근 주택가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이라 귀띔해주었다. 이슬람사원이 있어 이슬람 문화권인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파키스탄인들도 많지만 중국인들도 이 지역에 많이 거주한다고 했다. 주민들과 인사도 잘 나누고 주민자치활동에도 큰 반감이 없어 우호적 분위기라고 입을 모은다. 한나절을 취재하며 5명의 지역주민을 만났지만 어느 누구도 이들을 혐오하거나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없었다.

코로나19 이후 상황이 달라지긴 했지만 이슬람사원에는 주말에 신자들이 몰려든다. 코로나 이전에는 예배활동(원래는 금요일이지만 외국인근로자들이 많아 주말에 많이 모인다고 함)을 하기 위해 평균 400~500명이 모였고, 지금은 발길이 끊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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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태원 서울중앙성원에 입장하지 못한 무슬림들이 성원 앞에서 예배하고 있다. 이날은 이슬람교에서 행하는 한 달가량의 금식 기간 '라마단'이 끝났음을 기념하는 명절 '이둘 피트르'로, 예배에 참여하려는 국내 무슬림 1천명가량이 몰렸다. 2021.5.13 /연합뉴스
쓰레기종량제 도입되고
봉투 사용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원과 소통을 강화하며 잘 풀어 나가…
종교나 인종문제를 떠나
마을 구성원으로 서로 존중하고 있다
이곳에 이슬람사원이 들어선 것은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전국에서 세번째로 건립된 경기도 광주성원은 농촌지역 선교의 산실로 꼽힌다. 1981년 6월 개원했는데 당시만해도 이곳은 허허벌판에 주택은 별로 없고 논밭과 실개천이 전부였다고 한다. 

35년 가량 이곳에서 살았다는 한 주민은 "예전엔 사원의 첨탑이 일종의 이정표였다. 택시를 타고 첨탑 인근 어디로 가달라고 하면 목적지에 도착했는데 이젠 주택가가 늘며, 첨탑을 모르는 기사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사원과 주민들은 처음부터 화합이 잘된 것일까. 엄흔영 역3통 통장은 "쓰레기종량제가 도입되고 쓰레기봉투를 사용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사원과 소통을 강화하며 잘 풀어갔고, 지금은 마을청소도 함께 할 만큼 다양한 교류행사를 벌이고 있다"며 "종교나 인종문제를 떠나 마을 구성원으로 서로 존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역동 주민협의체' 구성되면서 주민소통 기회 늘려
이슬람 문화 관련 퀴즈 푸는 활동 펼치고 마을 잔치도
어려운 이웃에 나누는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도 진행
2019년 11월 이 마을엔 '광주시 역동 주민협의체'라는 것이 구성됐다. 역동 소규모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협의체는 역동 주민들과 이주민들이 함께 어울리고 한국과 이슬람의 문화교류를 통해 주민간 소통 기회를 마련하고자 조직됐다. 마을청소, 한국과 이슬람 문화 관련 퀴즈를 푸는 주민교류활동이 펼쳐졌고 역3통 마을회관에서 작은 마을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텃밭도 가꾸며 무, 배추를 심고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는 '사랑의 김장 나눔' 행사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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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평등연대 등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 앞에서 대구 북구청의 이슬람사원 공사 중지에 대한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이슬람 사원 공사 중단은 종교 다원성과 문화 다양성을 훼손하는 차별이라며 공사 재개를 즉각 승인할 것을 촉구했다. 2021.6.16 /연합뉴스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여러 나라 이주민, 외국인근로자들이 사원 찾아…
지역주민과 화합하려는 노력은
언제나 현재진행형

지역경제 측면에서 활력소 역할도 하는 것으로 분석되는데 인근 경안시장 관계자는 "시장 이용객의 30~40%가 외국인이다. 특히 주말에는 유동인구가 상당하다. 인근 주택가 세입자들도 이주민들이 상당한데 이슬람사원에 대해 반감을 가질 이유가 없다. 동네에 교회가 있는거나 사원이 있는거나 뭐가 다르냐"고 반문했다.

인근 경안시장 이용객의 30~40%가 외국인… 주말에 특히 많아
"주택가 세입자들도 이주민 많아… 이슬람사원 반감 가질 이유 없어"

이슬람사원 관계자는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여러 나라 이주민, 외국인근로자들이 사원을 찾는다. 코로나19 이전엔 마을주민들을 초청해 음식도 대접하곤 했는데 중단됐다. 지역주민과 화합하려는 노력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고 말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