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 팬들이 김천 상무의 어깨를 딛고 K리그1으로 가는 문을 닫아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버리기 힘든 이유다.
사생결단이다. 이우형 감독이 지휘하는 안양은 9일 오후 6시30분 안양종합운동장으로 김천을 불러들여 하나원큐 K리그2 2021 33라운드를 치른다. 정규리그는 이제 4경기가 남았다.
김천은 올 시즌 K리그2 끝판왕이다. 승점 63(18승9무5패)으로 안양(15승10무7패·승점 55)에 승점 8점을 앞서있다. 김천은 당연히 잘할 수밖에 없었다. 연고지를 상주에서 김천으로 이전한 탓에 2부 리그로 강등됐기 때문.
지난해 '상주 상무'로 나선 K리그1 파이널 라운드 그룹A에서 무려 4위로 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 전반기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뒷심이 강렬했다. 지난 7월10일 안양과의 홈경기에서 2-4로 패배한 뒤 12경기째 무패(9승3무) 폭풍 가도를 달렸다.
안양은 이번 주말 김천전에서 지면 끝이다. 양팀의 승점이 11점 차로 벌어진다. 리그 우승을 김천에 내줄 뿐 아니라 1부 리그 승격을 위해 발버둥 쳐야 한다. 1부 직행 티켓을 김천에 내주고 남은 3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승격·강등 플레이오프를 준비해야 한다.
12경기째 무패 '리그 최강팀' 맞서
이겨야만 '우승' 실낱 희망 가능성
희망은 있다. 안양은 올 시즌 '김천 킬러'였다. 이 감독의 상대가 준비하지 못했을 때 허를 찌르는 '어쌔신 축구'가 김천에 통했다. 상대전적 1승2무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김천에 가장 가까운 패배를 안긴 팀도 안양이다.
호재까지 있다. 김천 핵심 선수인 골키퍼 구성윤, 수비수 정승현과 박지수, 공격수 조규성 등 4명이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에 소집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4차전을 치러야 해 안양과의 맞대결 전력에 큰 손실이 생겼다. 거기다 수비수 김주성, 미드필더 권혁규·서진수, 공격수 오현규까지 23세 이하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안양이 최근 2경기에서 승점을 단 1점만 챙겼다는 게 흠이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도 승리로 가는 길의 걸림돌이다. 이 감독은 팬들의 함성이 사라진 홈구장에 대한 아쉬움도 표출했다. 그러나 져야 할 이유보다 이겨야 할 이유가 더 많다. 김천을 잡아야 우승이 보인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