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앞두고 고양시를 홍보하며 코로나19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힘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고양시 덕양구청에 근무하는 공무원 조계일(47·공업 6급)씨가 지난 추석 연휴 기간 본인의 고향인 전남 보성까지 자전거 대장정을 무사히 마쳐 화제다.
그가 근무하며 살고 있는 고양시에서 전남 보성군까지 거리는 1천㎞가 넘는다. 직선거리는 430㎞지만 자전거로는 두 배가 넘는 거리다.
지난 9월19일 고양을 출발해 자전거 도로인 양평~충주~구미~마산 등 충청도와 경상북도를 거쳐, 국도 창원~진주~순천 등을 경유해 고향인 보성까지 다다르는 데 꼬박 8박9일이 걸렸다.
안전모에는 '고양시'를, 가슴에는 '코로나를 극복하고 우리 힘내요'라는 문구를 달고 달렸다. 그는 자전거 대장정을 위해 아껴뒀던 하계휴가 나흘을 징검다리 연휴와 연계해 일정을 짰다. 조씨는 민박과 찜질방 등에서 새우잠을 자며 9일 동안 코로나 극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오로지 그리운 고향을 향해 달렸다.
'고양시·코로나 극복' 문구 달고 달려
동호회·출퇴근 이용 환경보호 실천
경기도 빛낸 공직자 37인 선정되기도
고양시통합공무원노동조합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씨의 자전거 대장정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0여 년 전 생전 중풍으로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의 고통을 함께하고, 모친에게 희망과 용기를 드리기 위해 자전거 귀향을 시작했다. 이후 매해 추석이면 어김없이 고양시를 홍보하며 고향을 향해 자전거 페달을 밟고 있다.
그의 자전거 사랑은 이에 끝나지 않고 있다. 고양시청 자전거 동호회 총무를 맡고 있는 그는 자전거 출퇴근을 통해 환경보호를 몸소 실천하고, 1천400㎞ 코스 전국 종주를 다녀올 정도의 자전거 마니아다. 그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따른 환경분야 대표로 '2013년 경기도를 빛낸 공직자 37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조씨는 "자전거 안장에 몸을 싣고 고향을 방문할 때, 해질녘 노랗게 물들어 가고 있는 아름다운 가을들판을 보면 곁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보지 못하고 살았다는 아쉬움을 느낀다"며 "느리지만 여유있는, 느림의 미학을 생각나게 한다"고 자신의 느낌을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 인구 2%가 자전거를 타게 되면 1천억원 이상의 에너지를 절감하는 경제적 효과가 있다"며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로 체력을 단련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속적으로 체력을 길러 고양시를 전국에 알리는 전국 종주에 재도전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