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에 로컬푸드 직매장이 운영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한 2013년과 비교했을 때 지난해 기준 매장 수는 12배 이상, 매출액은 33배 이상 급증했다. 그야말로 매년 성장에 성장을 거듭해 왔으나, 가파른 성장의 이면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남았다. → 표 참조

생산자 간 과열 경쟁…혼란 가중
= 로컬푸드 직매장에서 만난 복수의 농업인들은 한결같이 "매대가 곧 매출"이라고 입을 모았다. 생산자가 출하·포장은 물론 선착순으로 진열까지 직접 해야하기 때문에 매대 자리싸움은 필수라는 것이다. 소비자의 눈에 띄고 손길이 닿기 쉬운 위치를 차지하기 위한 전쟁은 이들에겐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출하를 위한 매장문이 열리는 오전 6시30분 이전부터 줄을 서는 경우가 다반사다.
다른 생산자가 이미 진열해 둔 상품의 위치를 임의로 옮기거나 자신의 상품을 겹쳐놓는 등의 볼썽사나운 일도 종종 벌어진다. 시장가와 관계없이 자신의 상품 가격을 직접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후려치기'도 더러 발생한다.
선착순 진열에 농업인 매대 자리싸움
개장전부터 줄서고…가격 후려치기
대규모 생산자 등장 영세농 밀려나
이 같은 과열 경쟁은 시장 질서에 혼란을 주지만 마땅히 제어할 방법이 없다는 게 매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용인의 한 로컬푸드 직매장 관리인은 "아무래도 판매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과열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데, 매장 관리자 차원에서 개입하거나 조정하기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개장전부터 줄서고…가격 후려치기
대규모 생산자 등장 영세농 밀려나
로컬푸드에도 '부익부 빈익빈'
= 로컬푸드의 가장 큰 취지는 농가에 판로를 열어준 점이다. 특히 기존 대형 유통망을 활용하기 어려웠던 소규모 농민들에게 로컬푸드 직매장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더욱이 유통 마진 효과가 되돌아오는 소위 '돈이 되는' 분야로 떠오르자 생산자 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이곳에도 규모의 논리가 적용되기 시작했다. 자본과 기술력을 앞세운 대규모 생산자들이 전략적으로 나타나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하면서 소규모 영세 농업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로컬푸드 생산자 간 소득 격차에서 비롯된 양극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로컬푸드 직매장에 소규모로 상품을 판매 중인 A씨는 "나처럼 적은 양을 가져와 파는 사람들은 점점 설 곳을 잃어가고 있다. 대규모로 밀고 들어와 양으로, 또 가격으로 눌러버리면 게임이 안 된다"고 읍소했다.
생산자-소비자 간 신뢰 위협
= 로컬푸드는 전적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간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이 때문에 가장 기본인 식품의 안전성이 위협받을 경우 로컬푸드 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전국의 로컬푸드 직매장을 대상으로 농산물을 검사한 결과, 도내 한 매장의 쪽파에서 살충제 성분의 잔류 농약 카보퓨란이 기준치의 22배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재)화성푸드통합지원센터 감사에선 로컬푸드 안전성 검사 시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의 농산물이 유통 과정에서 아무 제재 없이 출하된 사례도 적발됐다.
잔류농약 기준치 22배 초과한 적도
강력 제재… 사전예방 정기적 교육
이에 현재 지자체를 비롯해 식약처 등 여러 기관에서 상시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며 기준 위반 시 경고, 30~90일 출하정지, 영구제명 등의 강력한 제재 규정을 적용하고 있다. 사전 예방 차원에서 생산자를 대상으로 한 정기 교육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강력 제재… 사전예방 정기적 교육
김선규 구성농협 하나로마트 점장은 "가격도 가격이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안전한 먹거리를 최우선시한다. 로컬푸드의 가장 큰 장점이 여기에 있다"며 "로컬푸드가 그동안 쌓아 온 이미지와 신뢰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선 생산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등 안전성에 관한 관리 감독이 철저하게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