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오전 용인 구성농협 하나로마트. 매장 내부 한쪽에 각종 채소·화훼류가 진열된 별도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이래저래 비교해 가며 상품을 고르는 소비자들이 있는가 하면, 이들 틈에서 상품을 실시간으로 채워 놓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마트 직원이 아닌 해당 상품을 직접 생산한 농민이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한 공간에 뒤섞여 상품을 진열하고 동시에 소비로도 이어지는 특별한 공간, '로컬푸드 직매장'이다.
로컬푸드 직매장이 경기도에 뿌리를 내린 지 올해로 10년째를 맞았다. 도내 62개 직매장에서 연간 매출액 2천억원을 바라볼 정도로 고속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제는 그동안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시스템으로 뿌리내리기 위한 시점에 와 있다.
로컬푸드는 특정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을 목표로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앤 판매 형태다. 통상 직매장에서 50㎞ 이내에 위치한 농가로부터 매일 생산자가 직접 상품을 출하,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시간과 거리를 대폭 단축했다.
중간유통 없애 농가·소비자 '윈윈'
온라인 판매점·찾아가는 장터 등
도·지자체, 안정적 사업모델 노력
기존에 발생하던 중간 유통 마진을 줄여 생산자는 소득으로, 소비자는 가격으로 혜택을 볼 수 있어 상호 윈윈(win-win)이 가능해졌다.
가격 효용성 못지 않게 유통 과정의 축소를 통해 신선한 상품이 공급될 수 있다는 점은 로컬푸드의 가장 큰 매력으로 코로나19 이후 안전하고 신선한 식품을 선호하는 시대 분위기와 맞물려 더 각광받게 됐다.
경기도에는 2012년 김포에서 첫 직매장이 문을 연 이후 매장 수가 꾸준히 늘어 62곳의 직매장을 갖췄다. 이곳에 상품을 출하하는 농가만 올 상반기 기준 1만6천28곳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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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통계에 따르면 도내 로컬푸드 직매장의 전체 매출액은 2013년 49억9천200만원에서 이듬해 223억4천300만원으로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매년 가파르게 성장했다.
2018년에는 매출액 1천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 1천688억6천100만원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822억원의 매출을 달성, 10년이 채 되지 않은 기간에 매출액 2천억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도를 비롯한 지자체들은 로컬푸드 직매장 운영을 안정적인 사업 모델로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온라인 판로를 개척하고 찾아가는 장터 방식을 상시 운영하는 등 판매 접근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는 한편, 비닐하우스와 저온저장고 등의 구축을 지원하며 생산자의 편의를 뒷받침하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해 최첨단 잔류농약 분석 장비를 도입해 농산물의 안전성 검증을 강화하는 등의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각 농가에서 직접 재배부터 판매까지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전문성과 도덕성을 높여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유지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3면([경인 WIDE] '소비자와 신뢰 기반' 식품 안전성 위협땐 산업뿌리 흔들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