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은 지지 않았다. K리그1 직행은 안양의 확률 낮은 희망 사항이었다.
지난 17일 서울E랜드와의 홈경기에서 2-1로 신승을 거뒀다. 하지만 부천FC가 김천 상무의 우승을 막지 못해 1부 직행의 꿈은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1부 선수들을 국가의 이름으로 불러 모은 김천 상무가 잔여 3경기를 모두 패배하길 바란 것 자체가 요행이었다.
승강 플레이오프는 긴 호흡으로 정규리그를 치러내는 것과 확연히 다르다. 매 경기 전력을 쏟아붓지 않으면 안 된다.
당면 과제는 2위 수성이다. 3위로 떨어지면 4위와 단판 준플레이오프를 치르고 플레이오프에서 2위를 빼앗은 팀과 재차 단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한 끗 차이인데, 묻고 더블'로 가게 되는 형국이다.
1위 김천, 부천 꺾어 우승 확정
23일 '승점 2점차' 대전경기 중요
오는 23일 대전 시티즌 원정이 그래서 중요하다. 안양은 대전과 불과 승점 4점 차 추격을 당하고 있다. 안양은 16승11무7패(승점 59), 대전은 16승7무11패(승점 55)를 기록했다. 대전 입장에선 충분히 반전을 노려볼 만하다.
게다가 안양은 올 시즌 대전과의 상대 전적이 1승2패로 좋지 않았다. 지난 7월18일 안방 경기는 박진섭과 박인혁에게 골을 허용하면서 1-2로 석패했다. 지난 3월20일 첫 맞대결에서도 홈에서 0-1로 패배하는 굴욕을 맛봤다.
이우형 FC안양 감독은 홈경기 연패 설욕에 진심이지만 구단 예산이나 규모 측면에서 안타깝게도 1부 경험이 있는 대전에 '게임이 안 된다'는 말이 적확하다.
시즌 막바지까지 2위를 지킨 것 자체가 기적이라는 후문.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김경중과 백동규, 심동운이 팀에 잘 융화되면서 고른 활약을 해준 덕택이다.
이 감독은 '헝그리 정신'이라는 표현은 삼가달라고 했다. 그는 "시즌을 앞두고 최대호 안양시장의 배려로 전보다 선수 영입에 투자를 더 했다. 전력을 보강했다고 해도 1부에서 내려온 팀이나 1부에 있는 팀들과의 격차가 있기 때문에 한 경기 한 경기 소중하게 준비해 상대와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1부 승격 이후는 '장밋빛'으로 기대했다. 팬들도 K리그1에서 FC안양의 슬로건인 '시민과 함께하는 100년 구단'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시 집행부의 아낌 없는 지원을 바라고 있다.
1부 승격까지는 험난할 전망. 현재 1부 하위권에 처져 있는 서울FC와 성남, 광주 모두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 지역 구단 관계자는 "FC안양의 승격 확률은 30% 정도"라며 "K리그1과 K리그2의 구단 규모와 예산, 즉시 전력감 선수층은 차원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