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일산동구 능안길을 얼마쯤 달리다 오른쪽으로 꺾어 돌면 도심 속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게 아름드리나무가 터널을 이루는 호젓한 숲길이 이어진다.
그곳에 30년을 이어온 '오리요리'의 명가 '약수농장'이 있다. '고양시 관광 맛집'이라는 인증패가 걸린 현관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자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식당 내부가 한눈에 들어온다.
"1992년 당시 오리를 재료로 한 메뉴가 없던 시기에 지금의 산림조합이 있던 자리에서 비닐하우스로 영업을 시작했어요. 식당을 처음 열고 시작한 메뉴가 '오리로스'인데 그때만 해도 낯설고 생소한 음식이었죠."
기름기 쫙 빠진 '진흙구이' 대표메뉴
가시오가피 향 가득 '백숙전골' 일품
부모로부터 음식점을 이어받아 20년을 운영해 오고 있는 편종원 대표의 말이다. 그의 영업철학은 '기본에 충실하자'로 욕심을 걷어내면 본연의 맛이 드러난다고 강조한다.
약수농장의 대표메뉴는 '오리진흙구이'와 '가시오가피 오리백숙전골'이다.
오리에 한약재와 견과류, 찹쌀을 넣고 진흙 그릇에 담아 가마에서 3시간 동안 450℃의 고열로 구워낸 '오리진흙구이'는 기름기가 쫙 빠진 담백한 오리와 윤기 흐르는 찰밥이 입에 착착 감기며 헛헛한 속을 든든히 채운다.
진흙구이의 고유한 맛을 내게 하는 비장의 무기는 바로 '가마'인데 약수농장만의 방식으로 만들어져 30년째 사용 중이다.
또 하나의 대표메뉴는 '가시오가피 오리백숙전골'. 오리로 '백숙전골'을 처음 시도해 상품으로 내놓았다. 오리로 우려낸 진한 국물은 가시오가피의 향이 배어 입안 가득 오랫동안 머문다.
이곳 약수농장의 30년 맛의 근원은 '약수(물)'다. 좋은 재료에 시간과 정성을 더해 깊은 샘에서 길어 올린 맑은 약수로 음식을 만든다.
이 밖에 곁들여 나오는 반찬들도 맛나다. 대부분 집 텃밭에서 키운 재료들로 오리와 궁합이 잘 맞고 영양분을 더 잘 흡수하게 돕는다. 한방진흙구이(한마리) 5만9천원, 가시오가피 오리백숙전골(한마리) 6만원.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