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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로 도시 홍수가 빈번해지면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투수시설'을 통해 체계적인 물 순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수원시내 한 공원에 조성된 투수성 포장(틈새블럭) 산책로의 모습. 2021.10.19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비가 쏟아졌다. 댐과 저수지는 물론, 하수관거의 배수용량도 한계에 다다랐다. 빠져나갈 길을 찾지 못한 빗물은 그대로 도시로 흘러들었고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위로 물이 들어차기 시작했다.

도시는 가장 낮은 곳부터 물에 잠겼다. 시내 5개 지하차도, KTX 선로, 마지막으로 농수산물도매시장이 물바다가 됐다. 홍수의 안전지대일 줄만 알았던 아파트 역시 침수됐다. 도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자정을 기해 차량 통행은 금지됐고 인근 주민과 상인들은 급히 대피했다. 인명 피해마저 발생했다.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이 아니다. 지난해 8월 집중호우 당시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도시 홍수'의 실사례다.

도시 홍수란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한 빗물이 넘쳐 흘러 반지하 주택, 상가, 터널 등 도심 속 다양한 시설에 침수 피해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에는 집중 호우 등 이상 기후 현상이 늘면서 도시 홍수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작년 道 259건 침수·1630억 피해
아스팔트 등 '불투수면' 주요원인
수원 팔달구 72.12% 등 높은 비율
"예측하기 힘든 홍수… 개선 필요"

기상청·환경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집중호우 당시 수원시의 율전, 정천, 세류, 세평, 화산 지하차도 등 5곳이 침수돼 교통이 통제됐다. 수원농수산물도매시장 서문 인근 도로도 물에 잠기면서 주민들이 긴급히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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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로 도시 홍수가 빈번해지면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투수시설'을 통해 체계적인 물 순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수원시내 한 공원에 조성된 투수성 포장 산책로의 모습. 2021.10.19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당시 수원시에선 8월 전체 31일 중 19일에 걸쳐 비가 내렸다. 여름철 기준 10년 만의 최고치였다. 범위를 경기도 전체로 넓히면 지난 한 해에만 여의도 면적(2.9㎢)의 4배에 이르는 1천211만7천111㎡(12.1㎢)에서 259건의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재산 피해 역시 공공시설 1천534억원, 사유시설 96억원 등 1천63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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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홍수의 관건은 결국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를 가능케 하는 '투수시설'은 도심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2018년 환경부의 '토지피복지도'에 따르면 수원시 팔달구는 무려 72.12%가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기 어려운 '불투수면(不透水面·땅이 아스팔트 포장이나 콘크리트 건물 등으로 덮여 빗물이 땅 아래로 침투할 수 없는 지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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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후로 도시 홍수가 빈번해지면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투수시설'을 통해 체계적인 물 순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수원시내 한 도로가에 설치된 물순환 시설의 모습. 2021.10.19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부천시 원미구(56.22%), 수원시 영통구(49.3%), 안양시 동안구(47.58%) 등 주요 도시도 사정이 비슷했다. 불투수면이 많으면 땅에 흡수되는 빗물의 양이 줄고 결국 물이 순환되지 못해 많은 비가 내릴 때 도심 침수를 야기하는 주된 요인이 된다.

전문가들은 경기도 차원의 체계적인 물 순환 대책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한다.

김진수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기후변화 대응 도시홍수' 보고서에서 "지난해 여름 역대 최장기간 장마와 집중호우는 우리가 예측하기 힘든 규모의 홍수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일정 규모 이상의 개발사업에서 빗물 침투를 활성화하는 저영향개발(LID, Low Impact Development) 기법을 활용케 하는 등 지금의 왜곡된 물 순환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 관련기사 3면([경인 WIDE] '도시홍수 예방' 투수블록, 성능 검증시험 '부실')

/이여진기자 aftershock@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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