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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 대장동 사진/경인일보DB
 

'대장동 게임'은 성공했을까.

소수의 민간업자가 수천억원의 이익을 얻었으니 그들만의 대장동 게임은 성공으로 끝난 것 같다. 탈법과 불법, 편법의 사이를 오간 그들의 대장동 게임은 검경 수사에 따라 결말이 바뀔지도 모른다.

대장동 게임의 또 다른 한 축은 민관공동사업으로 진행된 이번 개발이 과연 공익 측면에서 성공이었느냐 하는 것이다. 민간과 공공이 동시에 참여한 '대장동 게임'은 수익을 어느 쪽이 가져갈 것인가를 두고 벌인 게임이기도 해서다.

이를 두고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시각은 엇갈린다. 시민사회는 강제 수용한 나라 땅을 민간에 넘겨 그들에게 1조6천억원의 이득을 안겨 대장동 게임은 철저한 실패였다고 주장하는 반면, 여당은 공공이익 환수가 70%에 달하는 성공적인 사업이었다는 입장이다. 두 주장의 근거와 내용을 살펴본다.
'대장동 게임', 공공의 승리
지난 20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 출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이야말로 그간 특정 소수가 독식하던 개발이익을 70% 이상 공공이 회수한 모범적인 환원 사례"라고 발언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입장도 같다. 민주당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우선 전제는 사업 계획이 설립되는 2015년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당시 추정 이익은 6천300억원. 그중 4천400억원을 확정적으로 성남시가 우선 가져가는 것이 사업 협약의 내용이었다는 것이다. 6천300억원 이익 중 공공의 몫이 69.8%(4천400억원)이기 때문에 대장동 사업이 '역대 최고의 공공이익 환수 사업'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호전 기미를 보인 2017년 여기에 추가로 1천120억원을 환수키로 한 만큼, 공공은 책임을 다했다는 주장이다.

 

■ 민주당 주장

 

2017년 부동산 호전에 1120억원 추가환수
2561억 규모 제1공단 공원 기부채납 받아
현금 1830억도… 타 사업보다 공공성 보장
"SOC 시설도 공공환수" 법원도 손들어줘
여기에 현금 환수액 1천830억원 외 시설을 받은 기부채납 역시 일반적인 개발사업과 다르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대장동 사업 부지에서 10㎞ 떨어진 성남 구도심의 제1공단 공원(2천561억원)을 조성하는 게 대표적인 예다.

사업지 안에 도로나 터널, 기반시설을 조성하는 일반적인 기부채납과 달리 사업지와 동떨어진 지역에 2천억원 넘는 비용을 이전하는 만큼, 다른 사업보다 더 큰 공공성을 보장하는 방식이 적용됐다는 논리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공식 검증도 끝났다고 여당 측은 주장한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 후보는 대장동 개발사업의 이익을 부풀렸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인다. 최종 대법원 무죄로 판명된 해당 사건에서 대장동 개발이익 환수 부분도 도마에 올랐다.

야당 측은 환수했다는 5천511억원이 대체로 현금이 아닌 SOC 시설이어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기부채납 역시 공공환수로 봐야 한다며 이 지사의 손을 들어줬다.

대장동 개발사업 경실련 입장 반박하는 민주당 김병욱 의원
더불어민주당 화천대유 토건비리 진상규명 TF 단장인 김병욱 의원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장동 개발 관련 경실련 입장에 대한 반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0.20 /연합뉴스
 

 

'대장동 게임', 공공의 실패

시민사회는 여전히 대장동 게임에서 공공이 실패(패배)했다고 본다. 그 주장은 이렇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크게 택지매각과 아파트 분양의 2가지 분야에서 수익을 냈다. 경실련은 택지매각으로 7천243억원, 아파트 분양으로 1조968억원의 이익이 발생해 해당 사업의 최종 이익은 1조8천211억원이라고 봤다.

여기서 성남시가 환수한 현금 환수액 1천830억원을 대입하면 공공이 환수한 비율은 전체 수익의 10%, 민간이 가져간 수익은 90%가 된다. 경실련이 택지매각뿐 아니라 아파트 분양 수익까지 계산한 것은 의혹의 핵심인 '화천대유'가 아파트 분양으로도 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 경실련 주장 

 

택지 매각 7243억 아파트 분양 1조968억
전체 공공 환수 비율 10%·민간 수익 90%
"市 개입으로 낮은 가격에 토지 강제 수용
분양가 상한제 적용되지 않아 이익 극대화"
사업 시행자 몫으로 택지 일부를 수의계약으로 가져간 화천대유는 직접 분양을 통해 4천531억원을 가져간다. 여기에 천화동인 7인이 가져간 배당금 4천40억원을 계산하면, 탈법·불법·편법 등을 통해 소수 민간 사업자가 가져간 이익은 8천500억원에 달한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의 근거는 바로 공공이 개입해 민간의 이득을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성남시가 개입함으로써 토지를 낮은 가격에 강제 수용할 수 있었고, 민간개발이 아니라는 이유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아 민간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대장동 의혹 특검 촉구하는 경실련
지난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경실련 주최로 대장동 개발이익 추정발표 및 특검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2021.10.19 /연합뉴스
 

 

'대장동 게임', 실패일까 성공일까
이처럼 여당과 시민사회는 민관이 대장동 개발사업을 두고 이익을 배분한 '대장동 게임'을 성공과 실패로 다르게 규정한다. 시민사회에 대한 정치권의 재반박까지 나왔다.

"경실련의 주장은 완전 공영개발이 추진됐을 경우를 가정한 것이므로 당시 새누리당의 반대로 대장동을 공영개발하지 못한 민주당의 책임이 아니다", "현금 환수액 1천830억원 외에 1공단 공원 등 기부채납까지 공공환수로 봐야 하며, 공공환수 계산은 분양까지 마친 최종 금액이 아니라 개발 계획 수립 당시(2015년)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게 재반박의 내용이다.

양측의 주장은 그 주장대로 근거와 논리가 존재한다. 여당은 민관공동개발이 불가피한 상황, 현금뿐 아니라 시설로 공공환수했다는 내용, 2015년 당시 부동산 경기를 예측할 수 없었다는 점을 주요 근거로 삼는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사업에 추진력을 더한 건 강제 수용권을 가진 공공의 존재였으며 소수 민간 사업자들이 아파트 분양 사업까지 펼쳤고 현금 환수액이 적어 공공환수 효과가 떨어졌다는 점을 반박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결과론적이지만 성남시 보유 공공임대주택이 대장동에 1채도 없다는 점도 문제로 삼는다. 성남시가 토지를 100% 수용했지만 땅을 민간에 팔고 계획된 임대주택 용지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매각하고 매각을 위해 용지 절반을 분양으로 전환하며 대장동 임대주택 자체가 쪼그라들었다는 설명이다.

한적한 시골마을 대장동은 아파트 단지로 개발됐고, 조(兆) 단위 이익이 남았다. 소수의 민간 사업자엔 천문학적인 이익이 돌아갔으며 대장동엔 세금 한 푼 투입하지 않고 터널과 도로가 지어졌고 구도심 공원 조성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모든 것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남은 것은 이에 대한 해석이다. 가장 큰 정치판, 대선의 핵심으로 대장동이 부상하면서 해석도 엇갈리고 있다. 대장동 게임은 누구의 승리인가.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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