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비대면이 어쩌면 더 자연스러워진 요즘. '키트(KIT·조립용품 세트)'의 전성시대가 찾아왔다.
다양한 형태로 선보여지는 키트는 사람들에게 신속함, 편리함은 물론 내가 직접 해본다는 성취감까지 안겨주며 많은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팬데믹의 직격탄을 맞은 경기도의 박물관·미술관도 키트로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문을 열어도 오지 않는 관람객들에게 먼저 다가갈 수 있는 매개체로 키트를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인지 경기도박물관협회의 뮤지홈에서 판매되는 키트는 어쩐지 좀 특별하다. 코로나19 이전부터 박물관에서 하던 체험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각각의 특색을 살린 제품들이 눈에 띈다.
체험관련 '전통모시 빗자루 만들기' 등 눈길
상자 안에 초대권 넣어 홍보 효과도 잡아
인기상품으로 꼽히는 풀짚공예박물관의 '전통모시 빗자루 만들기', 조명박물관의 '숲 속의 반딧불이 만들기'와 '신기한 마법 저금통 만들기', 유진민속박물관의 '자개 그립톡 만들기' 등 키트의 이름만 들어도 그 박물관의 특징을 알 수 있다.
파주나비나라박물관에서는 '멸종위기 툭툭블록 나비 만들기'로 멸종위기에 놓인 나비 모양을 블록으로 만들 수 있게 했고, 세계민속악기박물관에서는 각국의 민속악기를 직접 만들어 꾸며볼 수 있도록 했다. 세계인형박물관은 '걱정 인형', '마리오네트', '발도르프 인형' 등 다양한 인형 만들기 키트를 준비했다.
지난해에는 시범사업으로 9개관 16개 키트가 만들어졌는데, 올해는 23개관 49개 키트로 참여 박물관과 키트 종류가 확대됐다. 지난 22일 기준 약 1천800개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으며 방학기간이 찾아오면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반응도 좋다. 온라인을 통해 만드는 방법을 영상으로 볼 수 있고, 키트의 구성과 제품의 완성도에도 신경 쓴 만큼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제품 구성·완성도에 소비자들 만족도 높아
올해 23개관 49종류로 확대… 1800개 팔려
SNS와 판매 홈페이지 등에는 "집콕 생활의 즐거움",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될 것 같다", "다른 키트들도 만들어 달라", "퀄리티 최강. 키트 구성에 감동 받았다" 등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경기도박물관협회에서는 "경기도에 살고 있지만 이런 박물관이 있다는 것은 키트를 구입하면서 알게 됐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박물관에 꼭 가겠다"와 같은 박물관 홍보 효과에 더욱 고무적인 분위기다. 키트 상자 안에 해당 박물관의 초대권을 넣어둔 이유이기 때문이다.
경기도박물관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립 박물관들을 홍보하고 관람객이 찾아오게 하도록 키트를 준비했는데, 예상보다 반응이 뜨겁다"며 "키트가 집에서 박물관을 체험하는 것을 넘어서 박물관들의 자생력과 역량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점차 확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