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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해, 업무 스트레스, 직장 내 괴롭힘 등 직업 관련 트라우마 치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직업 트라우마센터'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26일 양주시 경기북부 트라우마센터에서 트라우마 상담과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2021.10.26 /김금보기자 artomate@kyeongin.com
 

"직업트라우마센터라는 게 있는지도 몰랐어요."

직업트라우마센터(이하 센터)는 지난 2019년부터 문을 열어 올해 13곳까지 늘었다. 경기도는 동부와 서부, 북부, 부천 등 4곳의 센터가 운영 중이다.

센터 수가 늘면서 전국 이용자 수도 1천명가량 증가했지만 간접적인 트라우마 피해자까지 고려하면 적은 규모인 데다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등으로 센터를 찾는 이들은 소수에 그친다.

지난해 센터에서 트라우마 치료를 받은 이들 중 직장 내 괴롭힘은 10.8%에 불과했고, 79.8%는 사망·사고로 집계됐다. 이는 홍보 부족과 더불어 트라우마를 대수롭지 않게 보는 낮은 사회적 인식 탓이다.

도내 센터 심리상담사는 "센터가 있는지도 몰랐다는 노동자도 종종 만난다"며 "트라우마 증상이 신체적 상처와 달리 눈에 보이지 않아 과소 평가된다"고 말했다. 노동자 스스로 트라우마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알아도 상담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트라우마 치료가 가능한 센터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전국 13곳 운영… 경기도내 4곳 뿐
외국인 '언어장벽' 이용률 4.7% 그쳐
"다른 기관과 협약통해 통역 지원"
게다가 센터 이용자 중 외국인은 지난해 4.7%에 불과했다. 산업안전보건공단(공단)은 트라우마 피해자 중 외국인 비중이 적어서라고 했지만 노동자를 직접 만나는 상담사들은 언어장벽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경기북부 트라우마센터 측은 "센터에 대한 외국어 홍보가 미흡하고 별도의 외국어 상담 서비스도 없다. 한국어가 서툰 외국인은 자신의 심리를 표현하기 힘들 수밖에 없다"며 "북부 센터는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와 별도 업무 협약을 체결해 통역 지원 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4월 평택항에서 숨진 고 이선호군의 사고 현장을 목격한 외국인 노동자 B씨는 트라우마 치료 이후에도 계속 사고 현장이 떠올라서 밥 먹는 것은 물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3년 차에 접어든 센터가 활성화를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춘 인력 양성 및 확충 등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센터의 예산은 지난 2019년 2억원에서 올해 15억6천만원으로 늘었지만 상당 부분은 인건비 등 사업 운영비로만 구성돼 있다. 필수인력을 2명으로 고정한 것도 단기 상담 때는 큰 문제가 없지만 장기상담의 경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단 관계자는 "노동자들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점은 알고 있다"면서 "더 많은 지역으로 센터를 확충해 접근성 문제, 인력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정부에 예산 확충을 요청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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