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물류센터 화재 혐의 튀니지 국적 노동자, 2심서도 '무죄'

경기도 군포시 부곡동 한국복합물류 군포터미널 E동 화재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불길을 진화하고 있다. /경인일보DB

불을 끄지 않은 채 담배꽁초를 버려 물류센터 대형 화재를 일으켰다는 혐의를 받는 외국인 노동자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항소 7부(부장판사·권태관)는 중실화 혐의로 기소된 30대 튀니지인 A씨에게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21일 오전 10시13분께 군포에 소재한 물류센터 하역장 인근 폐기물 처리장에서 담뱃불이 꺼지지 않은 담배꽁초를 버려 불을 낸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불은 연면적 3만8천여㎡ 규모의 건물과 8개 입주 업체의 가구, 의류, 차량 등을 태워 63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지난해 11월 열린 1심에서 A씨는 버린 담배꽁초를 발화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번에 열린 2심에서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흡연 시기와 인접한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담배를 피운 다른 흡연자들의 경우에도 담뱃불을 끄는 모습은 CCTV 영상 등에서 확인되지 않고, 훈소현상(불길 없이 연기 형태로 타는 현상)의 진행 경로나 정확한 발화지점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없는 점 등에 비춰 피고인이 버린 담배꽁초가 이 사건 화재의 발화 원인이 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신창윤·이원근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