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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략무기 F-22 랩터 편대가 평택 오산미군기지 상공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태평양 지역에서 규모가 가장 큰 미군 공군기지인 '오산 미 공군기지(Osan Air Base)'는 평택시 신장동과 서탄면 일대에 위치해 있다.

평택지역과 인접한 오산시와는 전혀 무관한데도, 그 명칭 때문에 평택 시민들 조차 해당 기지가 오산 지역에 있을 것이라 오해한다.

이 같은 점을 인식해 미군의 공식 홈페이지는 '오산 미 공군기지가 '오산지역에서 남쪽으로 4.7마일 떨어진 곳 에 위치해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오산 미 공군기지'의 명칭은 언제, 어떻게 붙여 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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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국빈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 에어포스원이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 착륙하는 모습. 2017.11.7 /연합뉴스
6 25 전쟁 당시 미군 지도 중 도엽 명칭이 '오산리'인 지도
발음하기 쉽고 통신편의 위해 오산이라는 지역명 사용
혼란 불식시키기 위해 명칭 변경 요구나섰지만 효과 미비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1월, 미국은 한국의 전투지원단을 지원할 공군부대 주둔지로 당시 평택 군의 송탄 면과 서탄면 일대를 지정했다.

그리고 이 지역을 '오산리 공군기지 (Osan-Ni Air Base)'로 명명했다. 평택 군의 송탄 면과 서탄면은 행정 구역상, 오산과 무관했다.

하지만 당시 미군의 군사지도 중 도엽 명칭이 '오산리'인 지도에 해당 지역이 포함됐기 때문에 발생한 오류였다(지도이름. 도엽 명칭은 지도에 표시된 지역 중 큰 도시의 지명이나 예부터 유래돼 온 지리적 명칭을 사용한다).

오산 미 공군기지 측의 자료에서도 '오산리는 당시 대다수 군사 지도에 명시된 유일한 마을이었다'면서 이름의 유래를 사용한 지도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발음하기 쉬워' 오산이라는 지역명이 사용됐고, 비행기 조종사들의 통신 편의를 위해 송탄이나 평택보다 철자 수가 짧고 발음하기 쉬운 오산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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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략무기 F-22 랩터 편대가 평택 오산미군기지 상공에 도착하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오산리 미 공군기지 조성은 1952년 7월 시작돼 같은 해 11월 기지가 본격 운영됐다. 1953년 6월 휴전협정이 맺어졌지만, 한국과 미국의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로 오산리 공군기지도 평택과 역사를 함께해 왔다

1956년 9월 이곳의 공식 명칭을 '오산 공군 기지 (Osan Air Base)'로 변경해 지금에까지 이르고 있다. 평택 시민과 지역 정치권, 시민사회단체에서는 오랜 시간 동안 명칭 변경을 요구해왔다.

이 와관련, 지역에선 "타 지역에 위치한 미군기지들이 해당 지역명을 사용하고 있는데, 평택에선 이 같은 기준이 무시되고 있어 지역과 시민들의 자존감에 상처를 주고 있다"는 여론이 확산 되고 있다.

한편, 평택시는 행정구역상 평택에 있지만, '오산 미 공군기지'로 불려 발생하는 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2003년 미군기지 평택 이전이 논의될 당시 정부에 명칭 변경을 건의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이후 2018년 국회에 청원서를 제출하고, 2019년에는 국무총리를 방문, '오산 미 공군기지'의 명칭 변경에 나섰지만, 아직 까지 긍정적 결과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평택/김종호기자 kikj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