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산시에 거주하는 박태민(32)씨는 2019년 안산시 지역화폐인 '다온카드'가 출시되자마자 사용해왔다. 시에서 간혹 충전한도를 60만원까지 늘려주는데 그때가 가장 지역화폐를 활발하게 쓸 때다.
지난번 시에서 30만원에서 60만원으로 높여줬을 때 배우자와 자신의 카드에 각각 60만원씩을 충전해 모두 12만원의 혜택을 봤다. 사용처를 조금씩 늘려가다 보니 충전하는 횟수도 증가했다.
수원시의 김태정(33)씨는 안산, 화성, 수원 지역화폐를 모두 사용한다. 매달 10만~30만원은 꾸준히 쓰고 있다. 최근엔 지역화폐가 삼성페이와 연동돼 스마트폰으로도 결제할 수 있어 더 편리해졌다. 주유할 때와 담배를 구매할 때 주로 쓰는데 특히 최근에 기름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10%씩 주는 인센티브가 큰 도움이 됐다.
내년부터 국비 지원 줄이려는 정부
'인센티브 6%'로 회귀 가능성 높아
코로나속 거주지역 소비 확대 시점
경기도 관계자 "동력 꺾일까 걱정"
안양시에 사는 김정윤(33)씨도 동네에서 종종 지역화폐를 쓴다. 월 충전 한도가 10만원이라 인센티브로 1만원밖에 더해지지 않는 점이 불만이라면 불만이지만, 잊을만하면 한 번씩 사용하고 있다.
경기도 전역이 지역화폐 시대를 연지 2년 반. 빈도와 사용처는 제각각이지만 이들 네 명의 청년처럼 도민 다수가 어느덧 '지역화폐 생활자'가 됐다. 올해 5월 기준 경기도의 지역화폐 이용자는 615만7천명. 도민 절반 가까이가 지역화폐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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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의 강씨처럼 '가만히 있어도 커피 한 잔 값은 벌겠다'는 생각에 가벼운 마음으로 발급받았던 지역화폐는 어느덧 '그럭저럭 괜찮은' 소비수단으로 자리 잡아가는 모습이다.
관건은 내년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골목상권이 침체되자 정부는 지역화폐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와 올해 '인센티브 10%' 기조를 유지했는데, 내년에는 '정상화'를 내걸며 국비 지원액을 대폭 줄였다.

5만원을 충전하면 5천원이 아닌 3천원만 받게 돼도 이들이 여전히 '지역화폐 생활자'로 남을까? 적어도 이들 네 명의 청년은 인센티브가 기존보다 낮아지면 사용을 줄일 것 같다고 답했다. "아예 안 주는 것은 아니니 나쁘진 않지만, 지금보다 손은 덜 갈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지역화폐의 최대 장점인 인센티브가 감소해 이용률이 줄어들 경우, 경기도가 가장 우려하는 점 중 하나는 소비 경험이 단절되는 것이다. 한국은행 경기본부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경기도민들이 타 지역에서 소비하는 비율은 54%다.
이런 가운데 온라인 소비 비중은 코로나19 사태 속 높아지는 추세다. 지역화폐는 지역 내, 특히 골목상권에서의 소비 경험을 쌓아주는 유용한 수단이다. 도에서 청년 기본소득 등을 지역화폐로 지급한 것도 타 지역·온라인 소비 경향이 높은 청년들의 소비처를 거주 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한 것이었다.
경기도 관계자는 "인센티브가 영원히 10%가 돼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지금은 많은 소비자들이 지역화폐 인센티브 10%를 토대로 골목상권으로 소비처를 옮겨가려는 시점인데, 그런 동력이 확 꺾일까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 관련기사 3면([경인 WIDE] 인센티브 높이면 재정 무리… 낮추면 골목상권 피해)
/강기정·조수현기자 kanggj@kyeo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