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수원 kt wiz의 마법이 마침내 현실이 됐다. 지난해부터 시동을 건 막둥이 구단의 반란이 마침내 정규리그 우승으로 정점을 찍었다.
kt는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프로야구 신한은행 SOL KBO리그' 1·2위 결정전(타이 브레이커·Tie Breaker)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1-0으로 이겼다.
이날 kt와 삼성의 승부는 1위 결정전답게 팽팽히 맞섰다. kt 선봉에 선 윌리엄 쿠에바스(31)가 혼신의 역투를 펼쳤고, 삼성의 원태인 역시 호투했다.
승부를 흔든 건 강백호(22)였다. 강백호는 큰 경기에 강했다. 안타를 쳐달라고 했더니 적시타로 타점까지 올렸다. 올 시즌 최고 투수와 타자의 맞대결에서 승리했다. 원태인은 실점한 뒤 더그아웃에 돌아와 물병을 구기며 아쉬워했다.
KBO 1·2위 결정전 삼성 1-0 꺾어
6회초 강백호 적시타 승부 기울어
쿠에바스 24전 10승 5패 승리 견인
무실점 이어가다 9회말 경기종료
kt와 삼성의 타자들은 5회까지 kt 선발 쿠에바스와 삼성 선발 원태인의 호투에 침묵했다. 6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심우준이 원태인을 무너뜨렸다.
유격수 우측 내야안타로 1루를 밟은 뒤 오선진의 악송구를 틈타 2루까지 진루했다. 심우준은 조용호의 땅볼 와중에 3루를 밟았다. 2사 주자 3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황재균은 6구째 볼넷을 골라 1루로 나갔다.
강백호가 타석에 섰다. kt 응원단은 '안타송'을 틀었다. 안타를 쳐달라는 팬들의 하나 된 응원에 강백호가 응답했다. 원태인의 시속 147㎞ 직구를 밀어쳐 좌전안타를 만들어냈다. 강백호의 적시타에 3루주자 심우준이 홈으로 들어왔다. 승부 무게추가 kt로 기운 순간이었다.
kt는 7회 말 위기를 맞았으나 쿠에바스의 꿈틀거리는 볼 끝이 팀을 살렸다. 무사 1루 상황에 호잉이 오재일의 타구를 놓친 사이 1루 주자 구자욱이 3루까지 나갔다. 쿠에바스는 삼성 4번 피렐리를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쿠에바스는 2사 주자 2·3루에 이원석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실점 위기를 넘겼다.
8회 말 바뀐 투수 박시영은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김지찬에 5구째 중전안타를 내준 뒤 오선진에게 볼 2개를 던진 뒤 kt 마무리 김재윤에게 바통을 넘겼다. 김재윤은 오선진과 박해민을 상대로 슬라이더를 던져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무실점. 9회 말 경기가 그대로 끝났다.
쿠에바스는 이날 승리로 올 시즌 24전10승5패를 기록하며 kt의 한국시리즈 직행을 견인했다.
정규시즌 1·2위 결정전은 지난해 1월 부활했다. 2019 시즌 정규리그를 우승한 두산 베어스가 당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 88승1무55패(승률 0.615)로 144경기를 모두 마친 뒤 동률을 이뤘고, 두산은 상대 전적에서 SK에 9승7패로 앞서 한국시리즈 직행과 정규리그 1위를 가져갔다.
이후 KBO는 이듬해 1월 타이 브레이커 제도를 부활시켰다.
타이 브레이크. 1위 결정전은 1986년 후기리그에 이어 35년 만에 진행된 타이 브레이크를 거쳐 kt는 이날 승리로 창단 8년 만에 정규리그 1위의 대업을 이뤘다.
/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