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산에 거주하는 A씨는 벌써 세 번째 이곳을 방문했다. A씨는 "버드파크 때문에 아이가 자꾸 시청에 가자고 한다"며 "가까운 곳에 독특한 시설이 들어오니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 좋다"고 말했다.동그랗고 커다란 아이의 눈이 바쁘다. 연신 "저거 뭐야?"를 외치며 여기저기로 엄마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만만해 보이는 작은 파충류들 앞에서 아이는 용감해진다. 혀를 날름거리며 두꺼비를 도발한다. 그러나 제 몸통만한 물고기가 자신을 향해 돌진하는 수조 앞에서는 뒷걸음질을 한다. 천천히 몸을 움직이는 뱀을 보고 '힘내!'라며 응원해주는 아이도 있다.
아이들의 생태탐험은 3층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자연생태체험관의 진면목이 펼쳐진다. 활공장을 누비는 새들의 날갯짓 소리와 옹기종기 모인 새들의 지저귐과 아이들의 환호 소리가 울려 퍼진다. 형형색색 새들의 세상에서 거의 모든 아이들이 한 번쯤 두 팔을 하늘을 향해 활짝 펼친다.
또 다른 관람객은 "날씨가 궂은 날에도 기분 좋게 놀다 갈 수 있는 곳"이라며 "요즘 동물 권리를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아이들이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동물이 매우 한정적인데, 동물에 관심이 있는 우리 아이가 이곳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오산시청 청사 내에 개장한 오산시청 자연생태체험관(오산버드파크)에는 회전문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5월 개장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홍보를 하지 못했는데, 방문객들의 호평이 알음알음 퍼지면서 오산의 숨은 명소가 되었다.
개장 초기에는 오산시민의 방문이 주를 이루었지만 요즘은 수원, 화성 등 인근 타 지역 시민들의 발길도 꾸준히 이어져 주말이면 300명이 넘는 방문객이 입장한다. 재방문율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동물뿐 아니라 1천여 종의 식물이 자라고, 시시때때로 이벤트가 열려 매번 새로운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인간과 공존 가능한 자연 생태계를 생각하며'.
오산버드파크 황성춘 대표는 경주에서 처음 버드파크를 조성했다.
2013년 개장한 경주버드파크는 개장 7년 만에 300만명이 방문하는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경주라는 도시 자체가 핫플레이스이기는 하지만 버드파크는 일대의 상권에 변화를 이끌 만큼 영향력을 발휘했다.
2017년 오산시는 교육도시에 부합하는 자연생태체험시설을 건립하고 싶었고, 황 대표는 수도권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렇게 오산시청사 내 버드파크 건립이 시작됐다.

4층 건물에 조류, 어류, 양서류 등 여러 동물과 1천200여종의 식물이 살고 있다. 높은 층고는 공기 흐름을 원활하게 한다. 많은 식물이 충분한 산소를 공급한다. 동식물이 어우러진 작은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
오산버드파크, 지난 5월 시청사내 개장 타지서도 잇단 발걸음
조류·어류·양서류와 식물 1200여종 어우러진 작은 생태계로
친화·적응력 좋은 동물 아이들 호평 "市 문화관광 견인차될것"
개장 초기이니만큼 인간 친화적이고 적응력이 좋은 동물들이 먼저 입주했다. 앞으로 동식물의 안정도에 따라 더 많은 동물 친구들이 이곳으로 올 예정이다.
황 대표는 "이곳의 생태는 동식물이 살 수 없는 곳에서는 인간도 살 수 없다는 교육의 장"이라며 "동물을 만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동물을 사랑할 수 있겠냐?"라는 질문으로 버드파크를 운영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개장 후 황 대표의 가슴에 박힌 말이 있다. 어느 방문객이 무심코 던진 "내가 놀러 오산에 오다니!"라는 말이다. 교육도시 오산은 관광문화자원이 적었다. 그러니 놀러 오는 사람이 드물었다.
황 대표는 '그래도 버드파크 때문에 오산으로 놀러 오는 사람이 생겼으니 제 역할을 하고 있구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방문객이 늘기가 쉽지 않겠구나'하며 운동화 끈을 졸라맸다.
그는 "앞으로 버드파크가 오산시 문화관광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며 "더불어 주변에 연계 시설이 늘어나고 방문객이 보다 편하게 이용하려면 시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2019년 개장한 자이언트트리는 단숨에 명소가 됐다. 6월부터 8월까지 3만3천명이 물놀이를 즐겼다. 시청사에 가장 많은 시민들이 방문했던 때다.
공공청사 개방 '자이언트트리 물놀이' 2019년 오픈 후 명소화
"시청, 민원·행정업무뿐만 아니라 쉬고 놀러오는 공간으로"
위드코로나 본격화 주변 지역 경제 활성화해 일대 활력 기대
시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오산시에 아이들이 갈 만한 곳이 별로 없었다. 어린이집 관계자, 학부모들에게 설문조사를 하니 견학 갈 곳이 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래서 시청사를 활용하기로 했다. 민원이나 행정업무만 보러 오는 게 아니라, 쉬고 놀러 오는, 놀면서 생태 학습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로 자이언트트리는 쉬고 있지만 오산시가 물놀이 시설이 있는 거의 유일한 시청사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이제 자연생태체험관이 문을 열면서 재밌게 공부하고 신나게 놀 수 있는 장소가 됐다.
위드 코로나가 본격화하면 시청사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은 더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광장문화공간 조성을 위한 사업을 더 이어갈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청사 주변 도로에 '차없는 거리'를 추진하고 있다. 교통영향, 안전, 주변 지역으로의 영향력 등을 고려해 시행을 검토 중이다. 시민을 위한 문화 공간 조성과 더불어 지역경제도 활성화해 이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산/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사진/오산버드파크 제공, 그래픽/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클립아트코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