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하면 떠오르는 것은? '카톡', '결재자', '코치', '직장동료', '롤모델', '길잡이'…."
지난 2일 광주시청 상황실 내 시청각 PPT자료로 이 같은 문구가 뜨자 순식간에 고요가 찾아왔다.
사회자로 나선 안전교통국 이재두 국장이 "상사를 너무 의식한 발언 아니냐. 가면을 쓰고 이런 자리를 마련했어야 하는데 미안하다"며 너스레를 떨자 그제서야 웃음과 함께 90년대생 이른바 MZ세대 공무원과 70년대생 상사(팀장급) 공무원과의 허심탄회한 소통이 시작됐다.
광주시 '라떼 NO…' 프로젝트
사전 답변·토크쇼 형식 간담회
지난달 말 광주시가 공직사회 내 세대 간 벽을 허물겠다며 추진한 '라떼 NO! 마인드 FLEX' MZ세대 이해하기 프로젝트가 6회에 걸쳐 진행됐다.
하루의 3분의1을 시청에서 보내며 가족보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직원들이 조직 내에서 잘 적응하고 가치관의 차이를 줄여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도록 마련한 자리에 호응이 잇따랐다.
'우리 때는 상사에게 이런 말 못했는데', '이럴 때 직원(상사) 눈치가 보인다', '이런 직원(상사) 힘들어요' 등을 주제로 사전 답변을 받은 뒤 결과를 보며 토크쇼 형식으로 이뤄진 간담회에 그동안 하지 못했던 얘기가 오갔다.
서로 힘든 점을 얘기하는 부분에서 MZ세대들은 "상사의 기분이 태도가 될 때가 있다", "방향성을 잘 모르는데 상사가 잘 알려주지 않는 무관심이나 단편적 사고를 갖춘 상사가 힘들다", "잘못한 것만 지적하면 되는데 인격적으로 돌려 말해 자존감을 낮게 하는 경우가 힘들다"는 의견에 공감대가 형성됐고, 상사 입장에선 "'네'하고 대답만 하고선 실제 움직이지 않을 때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40년을 공직에 몸담은 이 국장은 "누구나 굴곡은 있다. 나의 미래를 위해 생애주기를 그려보고, 본인만의 전문성을 찾아가 보라"고 조언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