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홈구장에서 경기를 해야지, 날씨가 춥다고 아무런 관계도 없는 제3의 구장에서 경기를 하는 게 말이 되나요."
kt wiz의 창단 후 첫 우승에 고무된 것도 잠시, 멀쩡한 안방을 내버려두고 한국시리즈가 원정으로 진행되는 데에 팬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kt wiz 창단 초기부터 팬이라고 밝힌 강모(36)씨는 오는 14일부터 열리는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강씨는 "야구 팬들이라면 추위를 참아가면서 경기를 볼 것"이라며 "홈 팬들은 굉장히 실망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정규리그 우승이 흔히 오는 기회도 아니고 팬들로서는 가까운 곳에서, 또 익숙한 장소에서 가을 야구를 즐기고 싶을 수밖에 없다. 특히 kt의 전력이 한국시리즈 통합우승까지 넘볼 수 있어 팬들로서는 '역사적 사건'을 놓칠까 걱정이 크다.
경기장 주변 상인들은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시리즈 특수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KBO의 결정에 그대로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경기장 상인들도 특수 놓쳐 한숨
올림픽 등 영향 PO 일정 지연돼
앞서 KBO는 올해 도쿄 올림픽으로 인한 리그 일정 연기로 플레이오프 일정도 늦어질 것을 감안, 구단들과 협의를 통해 11월15일이 포함된 시리즈부터는 고척스카이돔에서 경기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11월부터는 기온이 떨어져 선수들이 경기중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해 구단과 논의를 통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 KBO 측의 설명이다.
수원시도 시민들의 마음을 알지만 이미 KBO의 결정이 합의된 사안인 만큼 선뜻 공문 등을 보내 결정을 뒤집겠다고 나서지도 못한다는 입장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KBO 측에 공식적으로 입장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어서 수원에서 열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면서도 "KBO 측에 경기장소 변경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거나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KBO측 기온탓 부상 가능성 고려
수원시 '장소변경 요구는 어려워'
KT위즈파크의 시설은 언제든 한국시리즈를 개최할 준비가 됐는데도 내년 다시 정규시즌 우승 전까지는 관람객들을 맞이하지 못하게 된 셈이다.
이에 대해 KBO 측은 원칙적으로 홈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게 맞고 연고지 팬들이 누려야 할 권리가 맞지만, 불가피한 상황에서 미리 결정된 사안이기에 뒤집을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또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서도 고척스카이돔에서 경기를 치러야 한다며 양해를 구하고 있다.
kt wiz 관계자는 "지난해 첫 포스트시즌 진출, 올해 첫 한국시리즈 진출인 만큼 큰 의미를 갖고 있는 경기를 수원 팬들과 함께할 수 없어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통합우승으로 팬들의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겠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