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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성현기자 pssh0911@kyeongin.com

코로나19 방역조치에 따른 집합금지·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손실을 본 소상공인들에 대한 손실보상 신청이 진행된 지 열흘이 돼간다. 이미 신속보상을 통해 신청한 지 8일 만에 예산의 절반이 소진되는 등 빠르게 지급되고 있는 가운데, 손실보상이 이뤄진 소상공인들에겐 그야말로 '단비'라는 반응이다.

다만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다수의 소상공인들의 아우성도 여전하다. 대상에서 제외된 이들에 대한 추가 지원 대책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한편으로는 이번 손실보상이 올해 3분기(7~9월)분에 대해 이뤄지는 것인 만큼 '위드 코로나' 시대 속 4분기(10~12월)에 대한 손실보상이 이뤄질지, 진행된다면 어떻게 이뤄질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추세다.

정부가 내년 손실보상 예산을 1조8천억원 편성한 가운데 여당은 국회 심의에서 5조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손실보상, 코로나19로 어려웠던 소상공인들에게 단비"
수원시에서 중화요리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57)씨는 지난 1일 오후 1시30분 신속보상으로 3천820만원을 수령했다. 2019년 월 매출은 8천만원에 이르렀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후 줄어든 매출은 한 달 평균 2천만원에 이른다.

영업시간 제한 등이 이뤄진 후 사정은 더 나빠졌다. 사실상 저녁 장사를 포기해야 하니 점심 시간대가 끝난 오후 3시부터는 손님 보기가 어려워졌다. 직원들도 멍하니 시간을 보내야 했다.

매출은 줄어들지만 임대료에, 인건비는 고스란히 내야 하니 급기야 지난 8~9월엔 집세마저 두 달치가 밀렸다. 결국 근무시간을 줄이는 형태로 인건비를 조정했다.

지난 7~9월 박씨 가게의 매출은 4천400만원 정도였다. 80%가 보상되니 3천820만원가량을 수령한 것으로 보인다. 
중화요리 음식점 3분기 80% 보상 '3820만원 가량'
"적지만 그래도 살만… 신속보상 대상 서류도 없어"
신청자 몰려 2조대 예산 1주일만에 절반이상 소진
박씨는 "손실 본 액수에 비하면 보상받은 금액이 적긴 하다.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역에 협조한 만큼 나라에서 보상해주니 정말 고맙다"면서 "가게를 늘 지키고 있어야 하는 자영업자들에겐 이런 서류를 하나하나 떼는 것도 정말 번거로운 일인데, 신속보상 대상에 포함돼 국세청 과세자료로 다 산정이 되니 서류 제출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는 점도 좋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7일 손실보상이 시작되자마자 신청은 매우 빠르게 이뤄졌다.

8일 만인 지난 3일 신속보상으로 지급하기로 한 1조8천억원 중 73%인 1조2천675억원이 소상공인 44만여명에게 지급됐다. 전체 예산이 2조4천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주일여 만에 절반 이상이 소진된 것이다.

신청 첫날에는 시작 시간부터 손실보상을 신청하려는 소상공인들이 온라인 사이트에 몰려, 그 여파로 홈페이지가 1시간30분 동안 먹통이 되기도 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신속보상 지급 신청 대기자는 한때 14만명까지 치솟기도 했다.

전용 콜센터 역시 상담이 10분씩 지연되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그만큼 소상공인들의 열망이 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프라인 신청이 시작된 지난 3일에도 현장 분위기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수의 소상공인들이 손실보상을 받기 위해 창구로 몰려들었다.

소상공인 손실보상금 현장접수
소상공인 손실보상 오프라인 접수 첫날인 지난 3일 오전 수원시 녹색교통회관에 마련된 접수창구에서 한 소상공인이 손실보상금 신청을 하고 있다. 2021.11.3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소상공인들이 입은 손실을 일일이 파악하는데만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신속보상 제도가 빠른 지급을 가능케 했다.

각 지자체에 등록된 방역조치 대상 시설, 해당 가게의 과세자료를 토대로 손실액을 산출해 사전에 보상액을 산정하고 이의가 있으면 조정해나가는 방식이다. 전체 손실보상 대상 업체 수는 80만개, 이 중 보상액이 사전에 산정된 신속보상 대상은 62만개다.

"손실 크긴 우리도 마찬가진데 대책은 언제쯤…." 시름하는 소상공인들
길모(52)씨는 수원시에서 여행사를 운영한다. 이 여행사는 허니문 패키지여행을 전문으로 하는데,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신혼여행이 줄취소된 게 '매출 바닥'의 시작점이었다.

취소된 여행만 500건, 여행사에서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쌓인 빚만 2억원에 이른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길씨를 포함해 모두 4명이 일했지만 지금은 길씨만 남았다.

회사 문은 열지만 틈틈이 건설 현장 일용직 노동이며, 배달 아르바이트까지 가리지 않고 한다. 빚도 빚이지만 매달 250만원씩 나가는 임대료가 가장 큰 이유다. 2년 새 소득 없이 임대료만 6천만원을 냈다.

소상공인 지원금을 두 차례 받았지만 합쳐서 400만원 정도였다. 턱도 없는 수준이다. 수원지역 내 크고 작은 여행사가 200곳이 넘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버티지 못하고 모두 나가떨어졌다. 2곳 정도만 남았다. 
신혼여행 전문업체 '매출 바닥'… 남은 게 빚만 2억원
'전체 자영업자 85%' 270개 업종 대상서 제외 '고통'
정부 추가대책은 '아직'… 여당 내부 예산 증액 검토
이런 가운데 집합금지·영업시간 제한 업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손실보상 대상에서 제외되니 더욱 울화통이 터진다. 길씨는 "문만 열었지 사실상 집합금지 상태나 다름없었다. 유흥주점은 손실을 보상해주는데 누가 봐도 직격탄을 맞은 여행사의 손실을 보상해주지 않는 게 말이 되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코로나19 위기는 누구에게나 똑같이 왔지만 직접적으로 집합금지·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받은 자영업자만 손실보상 대상으로 확정돼 전체 자영업자의 85%를 차지하는 270개 업종이 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길씨처럼 집합금지 등의 대상은 아니었지만 손실이 막대했던 여행업종 등이 오히려 지금의 제도 하에선 손실보상을 받을 수 없는 구조가 되자, 정부도 기준을 확정하자마자 추가 대책 마련을 시사했다. 그러나 추가 대책은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의 손실보상 방안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내년 정부안은 1조8천억원인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3조원가량을 증액해 5조원까지 확보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현재 손실보상 하한액이 10만원인데, 이를 상향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할 예정이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난 가운데 내년에도 확진자가 급증해 소상공인들이 다시 영업제한 조치를 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손실보상 대상에서 제외된 업종인 숙박, 결혼·장례식장, 공연업종에 대한 추가 지원 방안도 모색 중이라는 게 민주당 측 설명이다.

※ 소상공인 손실보상제는

=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집합금지·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받은 소상공인들이 입은 손실을 정부가 보상해주는 제도다. 우선 올해 3분기(7월7일~9월30일) 집합금지·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받았던 식당·카페와 이·미용업 및 목욕장, 학원, 유흥시설,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PC방 등이 대상이다. 손실보상률은 80%로 분기별 최대 보상액은 1억원이다. 하한액은 10만원이다.
/강기정·이여진·조수현기자 kangg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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