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마음봉사단
광주 '마음봉사단' 김덕자 단장(왼쪽에서 두번째)과 김미경, 황진영 팀장이 미용봉사를 끝내고 광주 실버타운 정영준 대표와 함께했다. 2021.11.8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코로나19 검사까지 받아가며 요양시설을 찾으니 이상하게 생각하더군요. 좀 과한 것 아니냐고. 근데 우리 봉사단을 기다릴 어르신들을 생각하면 더한 걸 하더라도 찾아뵙고 싶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에 봉사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식지 않는 열정으로 나눔을 펼쳐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광주지역 이미용 종사자들로 꾸려진 '마음봉사단'과 김덕자(헤어스쿨모드 원장) 단장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몇 년 전부터는 우리와 동참하고 싶다는 서울지역 이미용 종사자들이 생겨 단원이 30여 명까지 늘어났다"는 김 단장은 "봉사단 막내가 30대이고, 고참인 60대 단원까지 틈틈이 시간 날 때마다 이미용 봉사활동을 벌인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주로 봉사에 나서는 날은 지역 이미용업소 휴업일인 화요일. 이날 관내 요양병원, 재활병원, 요양원, 주간보호센터 등을 돌며 어르신들에게 이발이나 파마 등의 봉사활동을 펼친다.

30~60대 나이의 단원들 30여명 활동
"20년 넘게 봉사… 이젠 못하면 허전"
요양병원 등 어르신 가족처럼 반겨


"봉사대상이 노약자분들이라 엄청 신경을 쓰게 된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민감한 시기에 봉사하는 마음이 마냥 편치만도 않다. 우리도 영업을 하는 사람이고 노약자분들을 만나다 보니 만반의 준비를 하게 된다"는 김 단장은 코로나19 검사는 물론 마스크도 2개씩 쓰고 나름 완전 무장을 하고 나선다고 한다.

평소보다 힘이 2배는 더 들지만 봉사단을 반겨주는 분들을 보면 힘이 절로 난다고.

마음봉사단의 시작은 단순했다. 2000년 연말 즈음, 김 단장이 TV에서 불우이웃돕기 프로그램을 보다 문득 '내가 여태껏 잘 먹고 살았는데 사회에 물질적으로는 환원하지 못해도 다른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이 생겼고 그것이 곧 봉사활동의 시작이 됐다.

"취미 생활하듯 했는데 벌써 20년이 넘었다. 이젠 습관이 돼서 매주 어르신들을 찾아뵙지 못하면 허전하다. 힘든데 쉬지 굳이 봉사를 하느냐는 분들도 많은데 봉사에 중독된 것 같다(웃음)"고 답했다.

20년을 하다 보니 기억에 남는 어르신들도 많다고 한다.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우릴 반겨주신다. 한 할머니는 엘리베이터 앞에까지 나와 계셨다. 치매가 있으셨는데 제일 먼저 우릴 만나고 싶다며 기다리셨고, 고맙다며 일회용 커피스틱 1개씩을 챙겨주셨다. 어떤 분은 자식들 오면 자랑한다고 기념사진을 매번 찍었고 또 다른 분은 커튼 뒤에 박카스를 숨겨놨다가 주곤 하셨다. 치매로 종종 우릴 때리시는 분도 계셨는데 몸이 아프기보다 그땐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회상했다.

가족은 아니지만 자신의 엄마나 할머니를 뵙는 것 같아 애틋하다는 김 단장이지만 사실 비용적 소모도 만만치 않다. 요양병원 등에 있는 어르신들의 경우 기름진 머리가 많아 가위 날이며 바리캉 칼날이 쉬이 나간다.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교체해야 한다.

"부담이라면 부담이지만 뿌듯하다. 어르신들의 웃음과 바꿀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어르신들과 좀 더 편하게 만날 날을 고대한다"고 소망을 전했다.

광주/이윤희기자 flyhig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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