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수원 kt wiz의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1위에 수원시의 지분은 얼마나 될까.
따지기에 따라 다르다. KBO 기록실에 따르면 kt 내야수 박경수는 올 시즌 정규리그 118경기 9홈런 타율 1할9푼2리다. 지난 타이 브레이커에서 경기를 끝내는 호수비로 활약했다. kt를 품은 '수원이'의 올해 타율은 박경수를 넘어설 수 없다. 필드에서 뛰는 선수보다 뛰어난 지원군은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수원시의 프로야구 10구단 유치를 위한 험난한 여정부터 따져봤을 땐 지원군의 역할을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는 2011년 3월30일 프로야구 수원 연고 유치 의향서를 내고, 같은 해 8월 유치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이어 유치를 위한 시민연대를 결성해 한목소리를 냈다.
당시엔 '여야(與野)도 없이 야구'만 있었다. 염태영 수원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시 김진표·남경필 국회의원이 합심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2013년 1월 KBO 이사회는 10구단을 수원-kt로 정했고, KBO 총회에서 최종 승인을 받는다. 현대 유니콘스가 광역 연고지 중 한 곳으로 삼다 해체한 지 6년 만이었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경인일보와의 통화에서 수원시의 프로야구 10구단 유치 8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 쾌거를 '프로스포츠의 가치를 아는 지자체에 주어진 축복'이라고 정리했다.
여야 없이 연고지 선정 위해 뛰어
명칭사용권 부여·장기임대 약속
市 활성화 노력 농구 등 계속 확장
시는 야구장의 명칭 사용권을 구단에 부여하고 리모델링 지원과 장기임대를 약속했다.
협약서엔 수원야구장을 포함한 주변 지역 및 부대시설(광고권, 구장내외매점, 야구장 명칭사용권 포함)을 'kt'에 5년간 무상 위탁하고, 위탁재산의 10억원 이상 대수선 공사비 부담 등 내용을 담았다.
kt는 연고지역 야구발전 사업 등을 포함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발굴 및 육성 등을 약속하며 10억원 미만 대수선 및 공사비 부담을 지기로 협약했다.
허 위원은 "여러 힘든 여건에도 유치 약속을 다 지킨 수원시에 야구인 중 한 사람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시의 프로스포츠 활성화 노력은 야구를 넘어 축구·배구에 이어 농구로 확장하고 있다. 곽도용 수원시 체육진흥과장은 "프로구단 유치는 지역에 스포츠 산업을 통해 주변 상권을 살리고 시민들에게 즐거움 그 이상의 일상 활력을 줬다"며 "연고 구단과 협업해 지역의 새로운 문화 창조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김준석·손성배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