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9일 경기남부경찰청 전담수사팀은 정민용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벌였다.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투자사업팀장을 맡아 사업 초기부터 관여한 정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 남욱 변호사의 대학 후배다. 그는 화천대유가 포함된 성남의뜰 컨소시엄이 대장동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정작 정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검찰 쪽이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으로부터 기각됐다.
정 변호사는 유동규·김만배·남욱과 함께 공모해 화천대유에 이익을 몰아주고 성남도시개발공사에 651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사업초기부터 관여 정민용 변호사
피의자조사는 '警' 영장 청구는 '檢'
변호사비 대납 관련 검찰내 이원화
수원지검 "핫라인 등 통해 함께 수사"
이런 일은 검경이 나뉘어 펼치고 있는 수사가 실은 하나의 덩어리이기 때문에 발생한 일로 보인다. 경찰이 수사하는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검찰의 '배임 수사'가 실은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개발 특혜 의혹을 제공한 쪽에 '배임' 혐의가 성립하기 때문이다.피의자조사는 '警' 영장 청구는 '檢'
변호사비 대납 관련 검찰내 이원화
수원지검 "핫라인 등 통해 함께 수사"
이런 상황은 경찰의 '화천대유 473억원 대여금 의혹'과 검찰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마찬가지다.
대장동 의혹은 김만배씨가 지난 2019~2020년 사이 화천대유로부터 수백억원을 인출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수상한 자금 흐름이 지난 4월 포착되며 시작됐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이 정보를 서울용산경찰서에 전달했고, 이를 내사한 것이다. 해당 사건은 지난 9월29일 자료 일체가 경기남부청 전담수사팀으로 넘어왔다.
수원지검이 수사하고 있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한 자금 흐름에 '473억원'이 또다시 등장한다. 일각에선 김씨의 뭉칫돈이 변호사비 대납 자금으로 이어졌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9일 의혹 자금 중 일부인 100억원가량을 전달받은 분양대행업체 대표를 불러 조사를 벌였다. 변호사비 대납 관련 수사도 검찰 내에서 서울중앙지검·수원지검으로 이원화된 셈이다.
이처럼 대장동 의혹 수사가 여러 갈래로 나뉘며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검경이 이번 수사를 펼치며 단 2번의 수사 협의를 실시했다는 내용이 전해진 것이 이런 지적에 기름을 부었다.
검경은 지난달 19일 서울중앙지검에서 경기남부청 수사부장·서울중앙지검 4차장 등 8명이 모여 첫 회의를 했고, 지난달 22일 수원 모처에서 경기남부청장·수원지검장 등 6인이 모여 회의를 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수원지검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과 경기남부청이 기본적으로 수사협조를 서로 하고 있고 수원지검도 이를 도와 대장동 관련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 핫라인 등을 통해서도 검경이 수사를 함께하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수원지검장과 남부청장이 만난 건 꼭 대장동 관련 실무수사를 위해서만이라기보다 양 기관이 서로 전체적인 협력수사를 한다는 점에서 기관장이 서로 가진 만남의 자리였던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신지영·김준석·김동필기자 sjy@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