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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탱한 식감 자랑… 떡사리 추가 추천

"코다리, 생각보다 맛있는데?"

가족 외식을 나갈 때마다 부모님은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코다리'를 꼽으며 메뉴 선정에 적극 어필하셨지만 번번이 나의 반대에 부딪혔다. 청소년기 학교 급식에서 경험한 코다리에 대한 추억이 흐물흐물한 식감과 매캐한 탄내로 각인되어 있었고, 왠지 '어르신들의 음식'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끈질긴 설득 끝에 2년 전 처음 방문한 용인 중동 '북해어장 왕 코다리'는 이런 나의 선입견을 완벽히 깼다. 간판 메뉴인 코다리 조림의 양념과 식감에 중독된 나는 이제 '코다리 마니아'라 자칭하며 한 달에 한 번 꼴로 이곳을 방문한다.

좌석을 안내받으면 10종류가 넘는 밑반찬부터 손님을 압도한다. 다시마와 해초로 만든 국수, 꼬시래기, 생해초 등 염장류 4종은 초장에 쓱쓱 비벼 먹으면 시원한 바다 향을 입속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뒤를 이은 미역국은 조금은 매콤한 코다리를 먹기 전 속을 따뜻이 채워준다. 고소한 김은 앞 접시에 올리고 그 위를 콩나물과 김치, 버섯, 샐러드 등으로 채우고 나면 이제 간판 메뉴 코다리 조림을 맞이할 준비가 끝이 난다.

'왕 코다리'라는 상호만큼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코다리 조림이 나온다. 사장님의 가위질이 끝이 나자 먹기 좋은 크기로 잘린 명태살을 준비해둔 밑반찬에 싸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특히 첫맛은 '매콤함'이 입안을 압도하다 그 뒤에 숨은 '달콤함'이 서서히 다가오게 하는 양념이 이 가게의 자랑이다.

탱탱한 식감은 씹을수록 명태살의 고소함과 양념의 단맛이 함께 배어 나온다. 쉼 없이 젓가락을 옮기다 새로운 식감이 필요할 때, 코다리와 함께 양념이 밴 통통한 떡 사리는 감초 같은 역할을 한다. 떡 사리 추가(3천원)를 빼놓지 않고 주문하는 이유다.

가게는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의 가족들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중독성 있는 맛뿐 아니라 어린이 돈가스, 왕새우튀김 등과 아이들용 식기까지 준비돼 있기 때문에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손님들이 가기 안성맞춤이다.

본점은 성남에 있으며 대표 메뉴인 왕 코다리 조림은 2인 2만3천원, 3인 3만3천원, 4인 4만4천원 등이다.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3시까지는 공깃밥이 무료로 제공된다. 다른 메뉴로는 문어숙회(2만5천원), 코다리 냉면(8천원) 등이 있다.

/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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