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리그 우승에도 안방인 수원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르지 못해 아쉬운 팬들의 마음을 프로야구 수원 kt wiz가 우승 기념 카퍼레이드로 달랜다. 올해 창단 첫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을 이뤄 수원 야구의 전성시대를 연 kt가 수원시와 함께 우승 기념 카퍼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다.
21일 kt 관계자에 따르면 kt는 염태영 수원시장의 제안으로 카퍼레이드 행사를 검토 중이다. 염 시장은 kt가 정규리그 1위를 했음에도 수원에서 한국시리즈 경기를 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고 카퍼레이드를 하는 방안을 kt에 제안했다.
kt의 첫 우승은 곧 수원시 사상 첫 프로야구 우승팀 배출이라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팬들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kt도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구체적인 논의를 준비하고 있다.
고척돔 진행 '아쉬움' 달랠 기회
2년째 팬들 가을야구 원정 '수고'
프로야구 리그를 운영하는 KBO는 올해 열린 도쿄 올림픽으로 리그 일정이 연기돼 플레이오프 일정도 늦어짐에 따라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해 11월15일이 포함된 경기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결정은 결과적으로 kt 팬들에게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로 인한 리그 개막 연기로 kt는 구단 첫 플레이오프 경기를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렀는데 정규리그 우승을 했음에도 또다시 고척에서 경기를 해야 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카퍼레이드는 2년 연속 가을야구를 수원에서 즐기지 못한 kt 팬들에게 구단 측이 제공하는 최소한의 선물인 셈이다.
kt는 올 시즌 정규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한국시리즈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4연승하며 완벽한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까지 포스트시즌에서만 7경기를 소화하며 한국시리즈에 오른 '미라클' 두산은 체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kt에 무릎을 꿇었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무려 9명의 투수를 투입하며 안간힘을 썼지만 13안타와 8개의 볼넷을 얻어낸 kt의 막강 공격력에 고개를 떨궜다.
두산 상대 무패 4연승 완벽 경기
이강철 감독 "팬 덕분에 승리해"
이강철 kt 감독과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쳐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된 박경수는 우승의 공을 팬들과 팀원들에게 돌렸다.
2019년 kt의 제3대 감독으로 부임해 통합우승을 이끈 이강철 감독은 지난 18일 한국시리즈 4차전이 끝난 뒤 관중들에게 "팬 덕분입니다"라고 말했다.
박경수는 4차전 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프로 통산 첫 한국시리즈 MVP 수상에 대해 "진짜로 잘해서 받았다기보다는 팀 kt가 받은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지난해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우승에 이어 올해 kt의 우승으로 프로야구는 2년 연속 신생팀들이 정상을 차지하는 모습이다.
kt 관계자는 "구단에서도 수원에서 경기를 못 한 부분에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염태영 시장님의 카퍼레이드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