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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학업·취업·심리상담 등 맞춤형 지원
매년 5쌍 선정 합동결혼식 가족복원 기회
직업훈련·직장연결 신원보증 등 자립 발판
자원봉사자 법무보호위원들, 다양한 도움


출소자는 교도소 문을 나서는 순간 '사회'라는 또 다른 벽과 마주해야 한다. 사회에서 이들에게 보내는 시선이 그리 고울 리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오갈 데 없는 출소자는 당장 '먹고 사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하기에 막막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에는 이처럼 자립기반이 없는 출소자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이 운영되고 있다. 이들에게 잠자리와 일자리를 제공하며 건전한 사회복귀를 돕는 곳이다.

법무보호는 '재범억제'와 '사회복지'라는 두 가지 목표를 두고 출소자에게 제공되고 있고 실제 상당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은 법무부 산하 기관이며 전국의 주요 도시에 지부를 두고 있고 경기도에도 경기지부와 경기 남부지부, 북부지부 3개 지부가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경기북부지부는 법무보호업무 지원에 자발적으로 나선 민간봉사조직인 법무보호위원들과 손발을 맞춰가며 특색있는 사업으로 새 삶을 꿈꾸는 출소자들을 보듬고 있다. 코로나19로 더욱 암담한 현실에 내던져져 사회적 편견과 무관심으로 기댈 곳 없이 위기에 놓인 이들의 든든한 후원자가 돼 주고 있다.

법무보호대상자 명절 기증금 지원
법무부 법무보호위원 경기북부지부협의회는 매년 추석 명절 법무보호대상자들을 위해 성금을 기부하고 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제공

■ 법무보호대상자 맞춤형 지원

출소자 중 여러 어려움으로 공단에 법무보호를 요청한 사람을 '법무보호대상자'라고 부른다. 이들에게는 필요한 지원이 일정 기간 제공된다.

필요한 지원은 숙식, 취업, 주거, 가족 등 매우 다양한데 중요한 점은 보호대상자가 현재 처한 상황과 환경에 맞는 지원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이같이 맞춤형 지원이 제공된 이후 달라진 점은 1980·90년대만 하더라도 숙식과 주거 지원이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이제는 취업과 학업, 심리상담 수요가 그 자리를 밀어내고 있다.

HUG 비대면 취업 박람회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와 법무부 법무보호위원 경기북부지부협의회가 일자리를 원하는 법무보호대상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제공

맞춤형 지원으로 복지수요가 다양해지면서 자원봉사자인 법무보호위원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다. 사실 공단 자체 자원만으로 급증하는 복지수요를 감당하기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경기북부지부에서는 법무보호위원들이 생활에서부터 학업, 취업, 심리상담, 가족복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원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들은 각자 전문 분야나 관심 분야를 살려 보호대상자 돕기에 나서고 있다. 이럴 때 지부와 원활한 협업 관계는 지원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 화촉으로 밝히는 새 출발

지난 25일 의정부의 한 웨딩홀에서는 특별한 결혼식이 열려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았다. '플라타너스 합동결혼식'이라 이름 붙은 이 결혼식의 주인공은 이제 막 백년가약을 맺은 5쌍의 보호대상자 부부이다.

플라타너스 합동결혼식은 올해로 15년째 이어져 온 공단 경기북부지부의 대표적 결혼지원 사업이다. 매년 5쌍의 새 가족이 탄생하는 이 사업에는 많은 법무보호위원의 손길이 닿고 있다.

결혼식 대부분이 법무보호위원들의 후원으로 마련되며 식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합동결혼식
지난 25일 의정부시에서 열린 법무보호대상자 합동결혼식 '플라타너스 결혼식 장면.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제공

공단 경기북부지부와 법무보호위원들은 출소 후 생활형편 때문에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5쌍의 부부를 선정해 매년 합동결혼식을 올려주고 있다. 축복받는 결혼으로 가정을 꾸리게 되는 가족복원은 출소자들에게 매우 안정적인 새 출발 기회가 된다.

플라타너스 합동결혼식을 통해 현재 가족을 이뤄 생활의 안정을 되찾은 정모씨는 "내 가족은 나와 다른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결혼식을 결심했었다"며 "이제는 과거의 잘못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으로 가족을 위해 살고 있다"고 전했다.

■ 취업·창업으로 다시 일어서기

출소자가 재범으로 눈을 돌리게 되는 중대 이유 중 하나가 불안정한 생활이다. 일자리를 구하기란 쉽지 않다. 어딜 가나 따라붙는 범죄자라는 '낙인'을 지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단 경기북부지부와 법무보호위원들은 자립의 발판이 되는 취업이나 창업을 희망하는 보호대상자들에게 여러 방법을 통해 길을 열어 주고 있다. 그중 직업훈련은 기술을 교육하거나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방법이다. 또 취업알선은 여러 네트워크를 동원해 직장을 연결해주고 필요하면 신원보증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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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가 법무보호대상자들을 위한 합동생일잔치를 열고 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제공

최근 주목받고 있는 취업지원 프로그램인 '허그(HUG) 일자리 지원'은 취업설계부터 직업능력개발, 동행면접, 취업 후 적응까지 단계별로 체계적인 지원을 해주고 있다. 창업 아이템을 가진 보호대상자는 공단에 신청하면 사업장을 열 임차보증금을 최대 5천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취업이나 창업 과정에서 보호대상자들이 겪는 생계의 어려움은 법무보호위원들이 나서 여러 도움을 주고 있다.

■ [인터뷰] 이재영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장, "재범 방지 '사회 안전망' 따뜻한 손길 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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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보호복지는 출소자뿐 아니라 사회보호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기에 어느 한 기관의 힘만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일입니다. 많은 사람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합니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북부지부 이재영 지부장은 재범방지에는 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지부장은 "요즘처럼 힘든 시기일수록 생활고 등으로 출소자가 재범으로 빠질 위험은 커진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사회 여러 조직이 연결된 안전망이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무보호위원과 같은 자원봉사자가 더 많이 나와 사회 인식이 달라져야 하고 새 삶을 살려는 보호대상자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지부장은 "민간과 더불어 지방자치단체와도 더욱 공고한 협력을 위해 의정부시와 같은 보호관찰대상자 등에 대한 지원조례를 확대하기 위해 내년에는 더 많은 지자체가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 [인터뷰] 김명달 법무부 법무보호위원 경기북부지부협의회 회장, "실수 만회·사회 정착 돕는 일에 큰 보람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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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보호위원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한 때의 실수를 만회할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원봉사조직인 법무부 법무보호위원 경기북부지부를 이끌고 있는 김명달 회장은 "새 삶의 희망을 품고 노력하는 출소자를 돕는 일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법무보호대상자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김 회장은 플라타너스 합동결혼식을 초창기부터 주도해왔고 지역에서는 '출소자들의 대부'로 불릴 만큼 보호관찰과 법무보호 대상자를 돕는 일에 반평생을 받친 인물이다.

그는 "법무보호복지공단은 보호대상자의 건강한 사회정착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범죄예방에 공헌하고 있는 기관"이라며 "경기북부지역 법무보호위원들은 지역에서 지부가 하는 여러 지원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측면에서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로 사회적 불안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이런 때일수록 보호대상자들이 다시 범죄에 손을 대지 않도록 법무보호위원들이 평소보다 더 많은 관심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재훈기자 cjh@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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