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천181시간. 이계혁(62)씨가 그간 활동한 자원봉사 시간이다.
이씨는 매일 새벽 5시면 집을 나선다. 그가 향하는 곳은 화성시 남양읍에 있는 만나무료급식소.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재료 손질부터 배식, 설거지까지 도맡고 있는 이씨는 급식소를 찾는 어르신들도 단번에 알아챌 만큼 이곳에서 오래 일했다.
"점심 먹는 시간까지 아껴가면서 봉사했죠. 급식소에 주로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오시는데 이왕 하는 거, 마치 제 일인 것처럼 열과 성을 다하고 있어요."
그는 코로나19가 확산한 뒤 백신 접종센터 도우미로도 활동했다. 지난 10월 말까지 그는 센터를 찾는 백신 접종자들의 안내 업무를 했다.
"출근하듯이 봉사 현장으로 매일 아침 찾아갔어요. 접종센터에서 하루 봉사 활동비로 지급 받은 1만4천원을 차곡차곡 모았는데 그 돈도 수원시자원봉사센터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하려 합니다. 더 어려운 이들을 돕는 데 사용했으면 하는 바람에서죠."
봉사 활동만 20년 넘도록 해왔던 이씨에게 남을 돕는 일은 말 그대로, '일상'이 됐다.
"누군가를 돕는 일은 한번 시작하면 계속하게 되는 것 같아요. 또 가끔 감사 인사를 하는 어르신들을 만나면 어찌나 반가운지 모릅니다."
매일 새벽 5시 나서 배식 등 도맡아
코로나 백신접종센터서 안내 업무
화성시장·경기도지사 표창 받기도
물론 누구나 그를 반기는 이들만 있던 건 아니다. 봉사활동 현장에서 만나는 이들 중 일부는 이씨에게 되레 분풀이하기도 했다. 그는 "도움을 드리고 싶어 먼저 말도 걸고, 살갑게 다가갈 때에도 오히려 거절 의사를 표시하시는 분들도 종종 있었다"며 난처했던 상황들을 읊었다.
그에게 봉사 활동을 지속하는 원동력을 묻자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활짝 웃었다. "봉사 활동은 나와의 약속입니다. 계속 한 곳에서 오래 봉사 활동을 하다 보니 저를 알고 먼저 인사 건네주시고, 반겨주시는 분들이 생겼어요. 봉사 활동을 통해서 사회 곳곳에 온기를 전하는 일, 한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뭔가가 있어요."
그는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화성시장, 경기도지사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끝으로 이씨는 앞으로도 봉사 활동을 지속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앞으로도 봉사 활동을 하면서 지역 내 곳곳에서 이웃들을 돕겠다. 모두가 따뜻한 연말을 맞을 수 있으면 좋겠다."
/이시은기자 s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