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이 문제 해결을 못 하는 사이 연현마을은 아이들에게 트라우마가 되고 있습니다."
'학교 앞 아스콘 공장 이전'을 요구해온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연현초등학교 안소운 학부모회 회장은 아이들의 시각에서 이 문제를 바라봐 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6일 지역구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 주도의 기자회견에 참여하기 위해 문소연 건강한 연현마을을 위한 부모 모임(이하 건연모) 대표와 국회를 방문했다.
세 아이의 엄마인 안 회장은 중학생인 첫째가 심한 비염을, 초교 5학년인 둘째가 천식 병력을, 초교 2학년인 셋째가 현재 천식을 앓고 있음을 밝혔다.
그는 "막내는 아스콘 공장이 가동되면 코피를 흘렸다. 그런 막내는 학교 근처를 지날 때면 '공원은 언제 되는 거야?'라고 묻는다. 그러면 나는 '기다려봐, 이제 곧 될 거야'라고 답하곤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이는 부모가 집회에 나가면 다 해결될 줄 알았는데 아직도 공장이 그 자리에 있는 걸 보면서 두려워한다.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고, 난 아이에게 '기다리라'는 말로 몸과 마음에 상처만 주고 있다. 아동학대나 다름없다"고 비관했다.
"해결된게없어 아동학대 다름없어"
法, 가처분신청 인용 공원화 중단
학교 앞 아스콘 공장은 지난 5월 경기도와 안양시가 공장부지를 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도시관리계획시설 및 공원조성 계획'을 세우고 실시계획을 발표하며 해결되는 듯 했다.
하지만 공장 측이 안양시를 상대로 '도시관리계획결정 취소에 대한 행정소송'과 '시계획인가 처분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고, 법원이 공장 측의 가처분신청을 인용하면서 공원조성 사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2017년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해당 아스콘 공장에서 발암물질인 벤조a피렌을 검출했다.
국회교육위원 '유해환경시설없는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 한 목소리
공장의 사익 보호 명분으로 교육환경 개선이 절실함에도 일이 진행되지 않자 국회 교육위원들이 여야를 떠나 '유해환경시설 없는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강 의원이 주도한 성명서 발표에는 교육위원회 위원장인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과 민주당 간사인 박찬대 의원을 비롯, 도종환·안민석·김철민·윤영덕·강민정·김병욱 의원이 연명에 참여하고 안양을 지역구로 둔 이재정·민병덕 의원도 동참했다.
의원들은 교육부 자료를 근거로 2020년 기준 아스콘 공장 인근 500m 이내에 위치한 학교가 전국적으로 74곳이 있고, 200m 이내에 있는 곳도 12곳이라고 지적했다. 연현마을의 연현초, 연현중, 민들레유치원은 12곳에 포함된다.
이들은 "아이들의 학습권과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상황이 전국의 학교 주변에서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며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교육환경보호구역 내 환경유해시설에 대해 전수조사하고 피해 상황을 점검해 즉각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권순정·이원근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