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를 대표하는 것'이라고 하면 무엇이 제일 먼저 떠오르는지. 미군 부대, 부대찌개 등 식상한 주제를 떠올렸다면 당신은 의정부시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다.
현재 의정부시는 어떤 지자체보다도 역동적인 '예체능의 도시'다. 빙상장과 체육관을 지역 곳곳에 갖추고, 미술·음악에 빠져들 수 있는 공공도서관이 있는 의정부는 지·덕·체를 쌓기에 이상적인 도시로 변모했다. 매시간 순환하는 의정부경전철을 타면 이 모든 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의정부시만의 강점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의정부시의 예체능 핫플레이스를 살펴본다.
■ 의정부 컬링경기장
"영미~ 영미영미~"를 전 국민이 외쳤던 평창동계올림픽의 감동을 기억하는지. 빙판 위에서 둥글고 납작한 돌(스톤)을 미끄러트려 빨간 원 안에 안착시키는 '컬링'은 비교적 진입 장벽이 낮은 스포츠다. 규칙도 간단해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어 가족 스포츠로도 매력적이다. 문제는 일반인이 컬링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
그런데 경기도에서 유일한 컬링경기장이 의정부에 있다. 2018년에 개장한 의정부 컬링경기장(의정부시 체육로 136)은 길이 50m, 폭 4.75m 경기장 6시트와 243석 규모의 관람석을 갖춘 국내 최대 컬링 전용 경기장이다.
경기도 유일 '국내 최대' 컬링 경기장 일반인에게도 문 활짝·장비 대여
국제컬링연맹 인증 교육을 받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활동한 베테랑 아이스메이커가 직접 빙질을 조성했으며 각종 대회가 수시로 열려 수준급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경기장이다.
의정부 컬링경기장은 선수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문이 활짝 열려있다. 누구나 인터넷 예약 또는 현장결제를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컬링에 필요한 장비 또한 현장에서 대여가 가능하다. 주의사항과 함께 잠깐의 교육만 받는다면 방문 당일 가족끼리 컬링 한 게임 내기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 의정부 미술도서관
공부하는 곳이 아닌 '책을 즐기는 곳'으로 도서관의 개념을 바꾼 도서관. 다른 지자체의 벤치마킹이 잇따르는 국내 제1호 미술 전문 특화 도서관. 눈에 띄는 개방감과 함께 알록달록한 공간 배치로 각종 방송에서 공간 섭외 요청이 끊이지 않는 도서관. 바로 의정부 미술도서관이다.
요즘 의정부에서 미술도서관은 '핫플' 중에 '핫플'이다. 주중이면 미술 전공자들이 흔히 볼 수 없는 각종 도록을 참고하기 위해 방문하고, 주말이면 전국 각지에서 특별한 도서관을 경험하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어린아이가 있는 가족은 물론 커플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국내 1호 미술 특화 도서관, 칸막이·격벽 없는 열린공간 아이 수다 허용
1층부터 3층까지의 공간을 통으로 만들고, 중앙 나선형 계단으로 이동의 흐름을 만든 건축 구조는 미술도서관이 가진 가장 큰 특징이다. 별도의 열람실은커녕 칸막이나 격벽이 존재하지 않는 미술도서관의 구조는 대한민국 공공도서관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의정부 미술도서관에선 서가에서 뽑아든 책을 자기가 원하는 곳에서 읽는다. 집 거실에서처럼 책을 엎드려서 봐도, 누워서 봐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어린이 열람실도 열린 공간 한쪽에 마련돼 부모와 아이가 한 공간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아이들의 수다마저 이 도서관에선 허용된다.
■ 의정부 음악도서관
음악도서관은 특화 도서관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의정부시가 가장 최근에 내놓은 '신상'이다. 발곡근린공원 내 위치한 음악도서관은 독서와 음악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도서관이다.
서가 중간중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비치돼있고, 고가의 음향장비를 들여 음악감상을 위한 공간(오디오룸)도 마련해놨다.
의정부 시민이 아니더라도 책은 물론 CD, DVD, 악보 대여가 가능하다. 재즈, 블루스, 힙합 등 '블랙뮤직'에 특화했으나 클래식부터 동요까지 어지간한 음악 장르는 대부분 갖추고 있다. 음악전공자에겐 음악도서관이 더욱 반가운 곳일 테다.
재즈·블루스·힙합 등 '블랙뮤직' 중심 음악 감상 물론 DVD·악보 대여
'신실사파' 백영수미술관 등 의정부 대표 관광지 당일 시티투어 운영도
'큐베이스 프로'와 같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작곡·편집하거나 피아노를 연습하는 스튜디오를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데다, 1층 오픈 스테이지와 3층의 뮤직홀에서는 수시로 크고 작은 공연이 열리기 때문이다.
도서관답지 않게 매일 오전 11시면 건물 전체가 울릴 정도로 큰 소리로 음악을 튼다. 누구나 한 번쯤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오롯이 음악에 집중하고 싶을 때가 있다는 점에서 착안, 시민이 신청한 노래를 크게 틀어주는 '뮤직 볼륨 업(Music Volume UP!)' 시간이다.
그 밖에도 의정부에는 모자상 시리즈로 잘 알려진 신실사파 작가 백영수 화백이 남긴 미술작품을 만날 수 있는 '백영수 미술관', 천문 관련 전시관 및 천체관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의정부 천문대', 고려말 여섯 충신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송산사지' 등 마음의 지능지수(EQ)를 자극하는 장소가 많다.
하루에 대표적인 관광지들을 둘러보고 싶다면 의정부시 시티투어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겠다.
시는 1인당 1만5천원만 내면 백영수미술관~퓨전문화관광홍보관·부대찌개거리·제일시장~컬링경기장~음악도서관 또는 미술도서관~퓨전문화관광홍보관·부대찌개거리·제일시장~컬링경기장~음악도서관 코스를 당일에 둘러볼 수 있는 시티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컬링 체험을 포함한 시티투어 코스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스토리텔링 해설로 재미를 더해 관광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의정부시에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안전한 여행을 즐겨달라"고 말했다.
의정부/김도란기자 doran@kyeongin.com
※연중기획은 코로나19 방역을 철저히 지키며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