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덕양구에 위치한 '북한산성 관성소지(管城所址) 및 상창지(上倉址)'가 경기도 기념물로 새롭게 지정돼 조선 후기 수도 방위 연구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고양시에 따르면 이번에 경기도 기념물 제229호로 지정된 '고양 북한산성 관성소지 및 상창지'는 국가 사적인 '북한산성 행궁지'와 매우 인접한 곳에 위치한다. 그동안 이 유적은 비지정문화재로 문화재보호법상 보존·관리받지 못했다.

이에 시는 작년 6월 공모사업을 통해 문화재청의 국비 100%를 지원받아 유적에 대한 시굴조사를 실시했고 올해 3월에는 보다 체계적인 보존·관리·활용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경기도 문화재로 지정을 추진, 약 8개월 만에 '기념물 신규 지정'이라는 성과를 얻어냈다.

'고양 북한산성 관성소지 및 상창지'는 북한산성이 축성된 다음 해인 1712년(숙종 38) 관성장이 배치돼 산성 내 모든 행궁과 3군영(훈련도감, 금위영, 어영청), 창고(호조창, 상창, 중창, 하창), 사찰, 군대 등을 관리했다.

1808년 편찬된 조선의 재정과 군정을 기록한 '만기요람(萬機要覽)'에는 대청 18칸, 내아 12칸, 향미고 63칸, 군기고 3칸, 집사청 3칸, 군관청 4칸, 서원청 4칸, 고지기 집 5칸, 월랑 2칸, 각문이 7개 등으로 그 규모가 명확히 기록돼 있다.

시에서 2020년 실시한 시굴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심 건물인 대청(18칸)을 비롯해 다수의 건물지가 확인되며 문헌과 명확히 일치함이 밝혀졌다.

시 관계자는 "고양 북한산성 관성소지 및 상창지는 현재 조선의 수도였던 한양(서울)에 삼군영 유적이 잔존하지 않는 상태에서 원형이 남아 있는 유일한 군영지(관아 및 창고지)"라며 "역사적,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한 유적이며 북한산성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유산의 완전성을 증명해주는 자료로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향후 전면 발굴조사를 통해 유적 내 건물 배치 등을 밝히고 국가 사적으로 승격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고양/김환기기자 kh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