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들이 매년 죽어라고 써낸 글들을 신춘문예에 응모한다. 당선작들을 읽다 보면, 나는 죽었다 깨나도 이런 글들을 써내지 못할 거라는 자괴감이 든다. 그런 나에게, 조금 더 해봐도 된다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동생 K가 그랬다. 누나, 이제 거진 다 왔어요. 조금만 더 힘을 내요.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간 돼요. 나는 '언젠간'이라는 그 말이 싫었다. 그 범위가 '늙어 죽기 전까지'가 될 수도 있는 거였다. 친구 J는 내가 쓴 글에 좋은 말을 해 준 적이 없다. 어쩔 땐, 이것도 글이라고 썼냐며 악평을 했다. 묘하게 오기가 생겼다. 그런 오기가 다음 글을 쓰게 만들었다. 그리고 가족들은 내게 무심했다. 기대치가 낮다는 게 오히려 부담감을 덜어줬다.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당근 혹은 채찍을 휘두르며 앞으로 나가도록 격려했다. 그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 모두가 고마운 사람들이다.
이런 글도 소설이 될 수 있다고, 그러니 앞으로도 힘내서 써보라고 내 글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분들에게도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한없이 모자란 나와 조금은 비정상적인 사람들에게 보내는 응원의 박수로 받아들이고 싶다. 꿈을 이루는 사람들은 방법을 찾아 움직이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사람들은 구실을 찾아 머문다고 했다. 그러니 더 이상 문 앞에 서 있지만 말고 손을 내밀어 이제는 손잡이를 돌려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