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시의 한 마을에서 장기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지쳐있는 주민들을 위로하고 함께 위기를 극복하자는 의미로 모든 가구에 '마을 재난지원금'을 지원해 화제가 되고 있다.
26일 여주시 등에 따르면 가남읍 연대리(이장·이무권)는 코로나19로 인해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연말 대동회를 열지 못하자, 최근 대동회 임원회의를 통해 연말연시 사랑나눔의 일환으로 마을 재난지원금을 결정했다.
주민들이 십시일반 조성한 마을발전기금을 활용해 기존 거주 가구에는 50만원, 전입 가구에는 10만원 등 100여 가구에 마을 재난지원금 총 2천850만원을 지급키로 했다. 이에 대동회 임원들은 크리스마스인 지난 25일 집집마다 찾아가 농협 기프트카드(선불카드)를 전달하고 마을 주민들의 건강과 안부를 확인했다.
대동회 못 열자 마을기금 '나눔'
기존 거주 50만·전입 10만원씩
80대 홀몸 어르신 A씨는 "코로나19로 워낙 힘들었는데 마을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줘서 너무 고맙다. 몸에 좋은 음식도 사 먹고 손주 선물도 준비해야겠다"라고 말했고, 어린 자녀들을 키우는 주부 B씨는 "아이들이랑 집에만 있던 차에 뜻깊은 선물을 받아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무권 이장은 "평소 같으면 마을회관에 어르신들로 북적이고, 왁자지껄 대화와 웃음소리가 들렸을텐데 코로나 때문에 다 함께 모여 식사도 하고 얼굴도 보는 대동회 역시 개최할 수 없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주민들이 많이 지쳐 있어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던 중, 적은 금액이지만 적립해 놓은 마을기금으로 재난지원금을 지원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대동회 임원들이 흔쾌히 승인했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예전의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연대리는 2017년 여주시가 공모한 '풍요롭고 활기찬 마을 만들기' 사업에 선정된 마을로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여민락주 체험장'을 만들고 여주쌀 전통주(가양주)를 판매해 수익금 일부를 주민에 환원하는 등 모범적인 마을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여주/양동민기자 coa007@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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