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렵지만,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기에 제가 할 수 있어 기쁩니다"
경험치가 없다는 건 위기의 결말을 예측할 수 없어 불안과 공포를 더한다. 그래서 코로나19가 발생하고 누구도 섣불리 앞장서기 어려웠다. 그래도 누군가는 앞장서 위기를 헤쳐나가야 했다.
아이오컴퍼니 노승훈 대표도 그런 마음으로 코로나 최전선이라 불리는 생활치료센터에서의 일을 시작했다. 그는 코로나 초창기인 2020년 초부터 지금까지 경기도내 생활치료센터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원래 저희는 행사나 축제 등에 필요한 인력을 제공하는 회사였어요. 코로나가 심해지면서 생활치료센터에 환자를 도울 인력이 필요했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활치료센터에서 코로나 환자를 돕는 일엔 의료진과 공무원 등만 있다고 여기지만 환자들과 가장 근접한 거리에서 환자의 생활을 돕는 일은 노승훈씨와 같은 일꾼들이 도맡고 있다.
"환자들에게 약품을 전달하는 일부터 식사, 각종 생활물품 등을 배분하고, 변기가 막히고 전구를 갈아야 하는 등 생활 불편사항 등을 처리하는 민원 해결 까지, 모든 과정에서 돌봄을 전담하고 있어요. 몸으로 하는 일은 저희가 한다고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두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금이야 코로나 연구가 꽤 진행됐지만 노씨가 처음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전 세계가 '무지'에 가까웠다. "저도 민간인이니까 무섭고 두려웠던 게 사실입니다. 일을 해보기로 마음먹고 코로나 방역 관련 교육을 받으면서 '이건 지금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인데, 내가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또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습니다."

노씨에겐 일상이 '비상대기'상태다. 최전선에서 환자를 돌보는 만큼 생활 전반에 '조심'을 새겨야 한다. "저희가 외출이나 외박을 하게 되면 혹시 감염으로 인해 의료진, 공무원 등 정말 중요한 사람들한테 옮길 수도 있고 환자들을 케어하는데 불편을 끼칠수도 있다고 생각해 사실상 일상생활은 포기하고 있습니다. 저 뿐 아니라 우리 직원들 모두 24시간 방진복을 착용한 채 근무하고, 센터 안에서만 생활합니다. 저도 벌써 8~9개월간 센터 안에서만 생활하고 있습니다."
고되고 힘들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노씨는 웃었다. "어린 아이 환자가 '방진복 입은 여러분 덕분에 행복합니다. 힘내세요' 라고 적힌 손편지를 줘서 굉장히 힘이 났어요. 외부에 계신 시민들도 힘내라고 편지를 보내주셔서 위문편지 받은 것처럼 굉장히 뿌듯하고 더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됩니다. 앞으로도 환자들을 위해 정성껏 봉사하겠습니다."
/공지영기자 jy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