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영길(54) 김포FC 대표이사는 원래 축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김포에서 기업을 경영하며 월곶상공인협의회장까지 지내던 그는 지난 2020년 김포시민축구단이 김포FC로 법인화하는 과정에서 대표직을 제안받았다. 그렇게 밟은 낯선 그라운드에서 '사람 경영'이라는 블루오션을 봤고, 축구에 깊이 빠져들었다.
서 대표가 진단한 김포FC는 '관심 밖 구단'이었다. 그는 "세미프로인 K3리그도 시민들에게 생소하거니와 축구단의 존재조차 모르는 분이 적지 않았다"며 "당장 절실한 건 시민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에 대한 연구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운영비 대부분을 김포시 예산으로 충당하는 만큼 행정체계를 존중하면서 최대한의 묘를 발휘해야 하는 것도 과제였다.
서 대표는 "서류 같은 건 기업에서도 익히 다뤄봤지만 행정이나 회계, 예산집행 등의 매뉴얼과 속도가 역동적인 스포츠구단과 맞추기에 애매한 측면이 있어서 그런 부분을 상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구단 예산이 곧 시민 세금이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의미 있게 지출하기 위한 고민도 많았다"고 했다.
부임 이후 선수들 교감·비전 심어줘
'우리팀 일체감' 7연승 K3 우승 일궈
프로 K리그2 데뷔 성공 새 도전 시작
서 대표는 사람의 마음을 구하려 했다. 우리들의 팀이라는 공감을 일으키고자 시청과 시의회, 시민들과 진심으로 마주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마음을 얻는 게 그에겐 중요했다. 거의 매일 훈련과 연습경기를 보며 개개인의 상태를 챙기는 등 구단이 함께한다는 믿음을 심어줬다.
서 대표는 "선수들이 매우 열악한 조건에서 운동을 하고 있었고 사기나 귀속감, 전투력이 결여된 게 느껴졌다"며 "이들과 눈을 맞춰 교감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데 3~4개월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화답했다. 2021년 시즌 초반만 해도 K3리그 하위에 머물던 김포FC는 서서히 일체감이 완성돼가며 파죽의 7연승 끝에 챔피언십 결정전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똑같은 선수들로 일궈낸 반전드라마였다.
서 대표는 "리그 2위와 챔피언십 우승을 했어도 김포FC에 개인 수상자는 없었다. 선수들이 골고루 잘했다는 것"이라며 "선수 수급 문제로 4부리그 선수까지 영입해 훈련시켜 우승하는 경험을 통해 선수와 코칭스태프, 프런트 삼박자가 들어맞지 않으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없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포FC는 올해 정식 프로리그인 K리그2에 데뷔한다. 새 도전을 앞둔 그에게 김포FC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물었다.
"스토리가 있는 구단이 됐으면 좋겠어요. 유럽 하위리그 가 보면 '동네 관중'이 엄청나고 축구장 일대에 축제가 열립니다. 그들은 우승에 대한 염원보다 그냥 축구경기가 문화이고 삶이에요. 주말에 축구 보며 아이들과 뛰놀고 소리치고 웃고 울고 마시고 김포시민 모두가 한마음이 되는 팀, 멋지지 않나요."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