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고추
영양고추는 지리적으로 고랭지에서 재배돼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과육이 두껍고 달면서 매운 맛을 진하게 만든다.

우리 먹거리에는 유독 매운 맛의 음식들이 많다. '칼칼하다', '얼큰하다', '알싸하다', '알알하다', '매콤하다' 등 매운 맛의 정도에 따라 표현하는 말들도 다양하다. 요즘에는 '맵고 달고'를 표현하는 '맵단맵단'이 젊은 층 입맛의 대세로 자리잡기도 했다.

혀를 자극하는 매운 맛을 더해주는 대표적인 식재료가 바로 '고추'다. 동서양 가릴 것 없이 음식을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식재료다.

고추는 다른 채소보다 많은 당질과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 한국인의 사랑을 받는 매운 맛의 대명사 '고추'. 고추의 주산지인 경북 영양군의 자연에서 자란 '명품 영양 고추'와 '고춧가루'의 매력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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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진왜란 전후 한식에 사용 '중국에서? 일본에서?'


우리나라에 고추가 들어온 때는 대략 임진왜란 무렵으로 추정한다. 이수광의 '지봉유설'(1613년)에는 "고추는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어서 '왜겨자'(倭芥子·왜개자)라 한다"고 씌어 있다.

하지만, 일본측 사료인 '대화본초'(大和本草)에는 "고추는 임진왜란 때 왜병이 조선에서 가져왔다"고 기록돼 있다. 이재위(李載威)의 '몽패'(蒙牌)에는 "북호(北胡)에서 전래됐다"고 기록돼 있다.

이 때문에 임진왜란을 전후해 일본이나 중국 등과 교류가 늘어나면서 고추가 들어왔으며, 1600년 후반에 이르러서 전국에서 재배해 먹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1700년대 들어 김치에 고춧가루 넣어
양념뿐 아니라 신경통·두통에도 사용


영양고추
영양고추로 만든 고춧가루는 다른 고춧가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을 사용해도 색과 맛이 진하다. /영양군 제공

김치에 고추를 넣은 것은 1700년대부터였다. 고추의 성분 중에 캡사이신과 비타민 E가 젓갈의 비린내를 없애주고 산패를 막아 주면서 김치에 젓갈도 함께 넣을 수 있었다. '규합총서'에서는 김치 등의 음식에 고추를 적당히 넣으라고 하였다.

고추를 적당량 섭취하면 식욕을 돋우고 소화율을 높여주지만 지나치면 소화기관을 약하게 한다.

고추는 단순한 양념뿐 아니라 고유한 민속 약식도 낳았다. 고춧가루를 탄 감주는 감기를 푸는 약으로 먹었다. 고추는 신경통, 저린 데, 동상, 손발 부은 데, 이질, 다쳐서 결린 곳에, 학질, 두통, 담 등에도 많이 쓰였다.

■ 전국 으뜸 영양고추, '과육이 두껍고 달면서 매운 맛'

경북 '영양고추'는 한국관광공사 '1명품 1명소 선정사업'에서 국내 고추 가운데 유일하게 명품으로 지정받았다. '경북농산물 명산품'에도 영양고추가 선정됐다.

영양고추는 지역특성에 맞는 수비초·칼초·칠성초 등 우수한 고추 품종으로 개량·발전했다. 70년대 비닐멀칭 재배, 80년대 소형터널 재배, 90년대 비가림시설 재배와 친환경농업 재배 등의 기술발전으로 전국 으뜸 고추 생산에 성공했다.

영양고추는 과육 두껍고 '맵단' 특징
일조량 많아 붉은 색 선명하고 깨끗
수비초·칼초·칠성초 등 품종도 다양


영양고추는 지리적으로 고랭지에서 재배돼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과육이 두껍고 달면서 매운 맛을 진하게 만든다. 일조량이 많아 빛깔이 곱고 깨끗하다. 붉은 색깔이 선명하다. 때문에 영양고추로 만든 고춧가루는 다른 고춧가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양을 사용해도 색과 맛이 진하다.

영양고추
전국에서 유일하게 영양고추와 고춧가루 단일품목으로 서울시청 광장에서 개최해오고 있는 영양고추 HOT 페스티벌. 고추 터널에서 영양고추아가씨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영양군 제공

또 비타민 A와 C가 풍부하며 매운맛이 적당하고 당도가 높다. 영양의 수비초는 청양고추 못지 않은 매운 맛을 가지고 있다. 수비초 고춧가루로 김치를 담그면 김치가 깊은 맛이 나면서 붉은 색깔이 잘 변하지 않는다. 수비초는 캡사이신 함량이 일반 고추 품종보다 5배 이상 높다.

또 다른 재래종인 칠성초는 과피가 두꺼워 고춧가루로 가공할 때 가루가 많이 나온다. 단맛과 어우러진 비교적 순한 매운맛이어서 칠성초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칠성초는 수비초·대화초와 함께 붉은 색감이 좋아 건고추를 최고로 친다.

세계인들의 식탁에도 '팍팍'
영양 고춧가루라면 '원더풀'


이처럼 영양고추가 전국 으뜸 고추로 평가받으면서 '영양 고춧가루'에도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국내뿐 아니라 유럽 등 세계인들의 식탁에도 영양 고춧가루가 올라가고 있다.

영양지역에서는 2천138 농가에서 1천459㏊의 고추를 재배해 연간 4천380여t의 건고추를 생산하고 있다.

이를 영양고추유통공사가 홍고추 수매 방식으로 전체 물량의 24.4%인 1천68t(건고추)을 사들인다. 또, 영양농협이 439.6t, 남영양농협이 648.6t 등 지역농협들이 고춧가루 가공용으로 수매하고 있다.

유통공사와 농협 계통 출하 외에 전체 물량의 30%가 넘는 1천350t 정도가 농가에서 직접 소비자들에게 직거래 등으로 팔거나, 소규모 고춧가루 가공용으로 유통하고 있다.

영양고추
'빛깔찬 고춧가루' 제품들. /영양군 제공

영양고추유통공사가 가공한 '빛깔찬 고춧가루'는 지난 한 해 동안 34t, 70만달러어치를 미국과 일본, 캐나다,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했다. 호주 수출길에도 오른다.

영양고추유통공사는 영양지역에서 재배되는 고추 중 가장 맛있는 품종을 선정해 육묘부터 수확까지 계약재배하고, 홍고추를 수매해 세척·살균·절단·건조·분쇄 과정을 거쳐 '빛깔찬 고춧가루'를 생산한다.

'빛깔찬 고춧가루'는 고춧가루의 신미성분·입자크기 별로 다양한 규격의 제품으로 생산되며, 고효율 연속 건조기에서 저온 단시간 건조해 자연색과 맛이 살아 있다.

국내를 넘어서 세계 속의 식품으로 소비자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빛깔찬 고춧가루'는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위생업소 지정, 품질경영 세계화를 위한 ISO22000 인증을 받았다.

/매일신문=엄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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